수시 시대 발 빠른 적응…계절제 심화수업 운영 "내신 안 봐 오히려 유
최근 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무더기 미달 사태를 빚으면서 자사고 정책에 대한 위기감이 돌고 있다.
서울 자사고 26개교 중 11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그 중 한 고교는 단 1명의 학생도 지원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를 두고 정부가 학생 수요를 감안하지 못해 자사고를 양산한 결과라는 분석부터, 자사고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까지 다양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고교 다양화 추세에 맞춰 등장한 자사고는 교육과정의 대폭적인 자율성이 특색인 학교다. 이 때문에 최근 대입 수시 모집이 강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특목고, 국제고에 못지않은 수시 입시 전략이 가능하다. 수능이 자격고사화되고 내신이 무력화되는 경향이고 보면 자사고는 분명한 정체성과 경쟁력을 기대할 만하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도 대학입시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가는 자사고가 있어 주목할 만하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선도학교'(2008~2009년), 교과부 지정 '고교 교육력 제고 시범학교'(2009년)로 운영되고 있는 대건고 얘기다.
대건고는 자사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특목고 수준의 다양한 심화 과목을 계절제 수업으로 정규 교육과정 내에 편성'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기주도적으로 관심 분야에 대한 R&E (Research & Education)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의 전문가들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 수리'수리 생물학회' '대구경북 인문사회과학 연구소'와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학생들은 두 기관으로부터 논문 쓰기 지도를 받으며 R&E 교육을 받는다.
방학을 이용한 계절제 수업도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대건고 측은 "1,2학년 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과제 연구 1'이나 자기주도적 논문 쓰기, 국제경제, 고급화학, 물리 실험 등 국제고나 특목고에서 운영하는 과목을 11개나 수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대입 수시모집에서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대건고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해외 다양한 교육기관과의 교류도 넓히고 있다.
방과 후 학교 수업을 이용해 영어권, 중국어권, 일본어권 해외대학 진학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토우아 대학교', 올해는 중국 광둥성의 '벽계원 국제학교'와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벽계원 국제학교는 75개국, 2천여 개 대학이 인정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세계 유수의 기관이다. 이대희 교무부장은 "여름방학에는 벽계원 국제학교 학생들이 대건고에 와서 교육받고, 겨울에는 대건고 학생들이 벽계원 국제학교에서 교육받는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음 달 1일에는 홍콩교육대학교 입학처장이 직접 방문해 입시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대건고 측은 "과거 양적 성장 사회에서는 지식 중심의 '시험 잘 보는 사람'이 필요했다면,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며 "수시 모집이 대세가 된 만큼,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과 창의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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