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맛집으로 유혹하라…유통업계 '식당 마케팅'

입력 2011-11-25 10:47:16

매장들 비슷한 백화점, 결국 식당가 따라 몰려…식객 잡아야 지갑 오픈

배가 부르면 구매가 줄어든다는 기존 유통가의 정설이 깨지고, 입이 즐거워야 지갑이 열린다는 등식이 성립하면서 지역 유통가가 맛집 모시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동아쇼핑 애슐리와 현대백화점 밀탑. 매일신문 자료사진
배가 부르면 구매가 줄어든다는 기존 유통가의 정설이 깨지고, 입이 즐거워야 지갑이 열린다는 등식이 성립하면서 지역 유통가가 맛집 모시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동아쇼핑 애슐리와 현대백화점 밀탑. 매일신문 자료사진

'쇼핑도 식후경'

대구 유통가가 맛집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맛집의 경우 다른 물건을 사는 연관 구매율을 높이는데다 신규 고객을 끌어오는 집객 효과까지 가져오는 등 일석이조의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가 부르면 구매가 줄어든다'는 유통가의 정설이 깨지는 반면 입이 즐거워야 지갑이 열린다는 공식이 성립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양분 돼 있는 지역 유통가에서는 상품군으로서의 매장을 차별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유명한 맛집을 내세울 경우 내점 고객 증대는 물론 입소문까지 낼 수 있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7월 튀김어묵 전문점'수가마보꼬'를 입점 시켜 재미를 보고 있다. 다양한 어묵 메뉴로 젊은 층의 입맛을 잡는데 성공한 것. 문을 연 지 3개월 만에 델리코너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고 갈수록 어묵을 맛보려는 고객 줄이 길어지고 있다.

또 정크푸드로 인식돼 오던 햄버거, 쿠키, 베이커리 등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이 '수제' 방식을 통한 '프리미엄화'를 선언하고 고급화에 나서고 있다.

대백프라자 델리코너 김재철 대리는 "맛집은 자체 매출 외에도 단골 고객과 VIP 고객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결국 맛집이 전체 백화점 매출을 활성화 시키는 요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개점한 현대백화점도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맛집. 현대백화점 8층 식당가에는 최고급 일식당에서 중식당까지 갖추고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밀탑'이란 국내 유명 빙수 브랜드를 론칭, 고객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도 지난해 말 오픈한 '애슐리 W' 덕을 보고 있다. 애슐리는 다양한 샐러드와 즉석요리 및 갓 구운 쿠키, 커피 생두를 현장에서 볶아 제공하는 레스토랑. 동아쇼핑점 '애슐리 W'의 경우 특화된 80여 가지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도 최근 푸드카페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이마트의 매장과 푸드코트 간 명확한 경계 탓에 고객 불편이 있은 점을 감안, 간단한 요기 등은 즉석에서 돈을 지불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즉석조리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

맛집 유치를 위해선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홈플러스 수성점은 최고의 푸드카페를 갖추기 위해 지역에서 입소문난 식객들을 모시느라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는 후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 식당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지역에서 이름난 식당을 찾아다니며 주방장을 모셔왔다"고 귀띔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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