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탓 다른 해보다 대폭 늘려
백화점업계가 사상 최장 '송년세일'을 진행한다.
최근 움츠러든 매출 신장을 위해 통상 길어야 열흘 정도였던 송년세일을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17일간으로 대폭 늘려 잡았다.
1월과 4월, 7월과 10월의 정기세일과 달리 송년세일은 소비 상황이나 경기에 따라 백화점 업계가 유동적으로 진행해온 세일행사다. 기간은 보통 길면 열흘, 경기가 좋았던 1990년대에는 닷새 정도였지만 올해는 17일로 늘어나면 사상 최장 기간의 송년세일을 맞게 됐다.
송년세일 기간이 늘어난 것은 백화점 영업실적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유럽발 재정위기와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영업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게다가 1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4분기 실적이 사상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난히 따뜻했던 11월 날씨도 백화점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11월 중순까지 낮 최고기온이 20℃를 넘나드는 늦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겨울의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구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11월 들어 17일까지 겨울의류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10~20% 정도 하락해 매출 신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매달 20~30%의 높은 신장세를 보이던 아웃도어마저도 5%가량 매출이 줄어들었다.
반면 예년보다 추운 겨울이 될 것이란 예보에 대부분의 의류업체들은 겨울의류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20~30%가량 늘리면서 재고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 재고 처리문제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백화점들은 결국 송년세일기간을 늘리는 극약처방으로 재고 처리에 나서게 된 것.
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기간이 늘면 매출은 늘지만 할인으로 수익률은 떨어지게 돼 세일기간 연장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결정"이라며 "주 1회 1시간가량 진행되던 회의가 최근 들어 주 2회에 2, 3시간 이상 진행될 정도로 매출 진작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재고 처리에 비상이 걸린 것은 명품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이번 송년세일에는 '노세일' 품목으로 알려졌던 일부 명품 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참여한다. 백화점 업계는 "입점브랜드들이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송년세일 기간을 길게 잡았다"며 "노세일 브랜드들도 참여한다는 것은 그만큼 백화점 소비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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