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로 비상하는 대구경북] <하>물포럼 성공하려면

입력 2011-11-18 10:17:12

개·폐회 장소 두고 벌써 신경전…이럳 죽도 밥도 안될라

세계물포럼 유치 과정에서 대구+경북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처럼 앞으로 준비 과정과 물산업 육성에서도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연계
세계물포럼 유치 과정에서 대구+경북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처럼 앞으로 준비 과정과 물산업 육성에서도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연계'협력이 절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 7월 세계물포럼 개최지 선정위원회가 대구엑스코를 방문해 행사장 실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경북의 2015년 세계물포럼 유치는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협력이 일궈낸 성과다.

지역경제계는 세계물포럼 성공 개최 역시 시와 도의 협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물포럼 유치 과정에서 '대구+경북'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처럼 앞으로 3년간 준비 과정과 이후 물산업 육성 정책에서도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물포럼 유치의 원동력

세계물포럼 유치의 일등 공신은 '대구+경북'이었다. 2010년 6월 국내 개최 후보지 개최 당시 대구경북은 서울, 인천, 경기도, 대전, 제주 등 단일 지방자치단체들과 달리 시와 도의 연합 전략을 통해 개최지 선정 경합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당시 시와 도는 엑스코 2배 확장에 따른 대구 컨벤션 인프라와 낙동강 수계의 안동'경주 세계문화유산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정부를 설득했다.

국내 개최 후보지 선정 이후 막바지 유치 과정에서도 시와 도의 협력이 이어졌다. 시와 도는 국토해양부와 공동으로 지난해 말 서울 양재동 EL타워 그랜드홀에서 '국내 물산업의 해외 인지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세계물포럼 유치가 갖는 의미와 영향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어 7월 싱가포르 국제물주간, 8월 스톡홀름 세계물주간, 11월 세계물위원회 이탈리아 로마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공동 홍보 활동을 강화해 물포럼 최종 유치를 확정 지었다.

◆유치 이후 갈등 예고

정부는 세계물포럼 유치 확정에 따라 내년까지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행사 개최 24개월 전까지 사무국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중앙정부와 관계기관,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 참여하는 조직위원회는 세계물포럼 행사 준비를 총괄할 예정으로, 앞으로 3년간 조직위 준비 과정에서 대구와 경북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갈등 요소는 개'폐회 및 120여 개 세션별 회의 장소다. 경주시는 지난 3월 세계물포럼 유치 결의대회 이후 2014년 완공 예정의 경주컨벤션센터와 경주시 주변에서 숙박, 폐회식, 전문학술대회, 환송파티를 연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회의 장소 결정은 전적으로 조직위원회의 몫"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시는 대구엑스코가 대구경북 경제통합 사업으로 2배 확장해 지난 5월 제2 개관식을 가진 이상 개'폐회식을 비롯한 주회의는 엑스코에서 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시와 도는 물포럼과 연계한 물산업 발전 전략에서도 대기업 유치를 핵심 사업으로 꼽아 향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는 2020년까지 3조4천6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물 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고, 세계물포럼 유치에 성공한 대구경북은 물 기업 유치 및 육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하지만 시와 도의 물기업 유치가 과열되면 지난해 SK 백신 공장 투자유치 갈등 사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시너지 효과 내려면

지역 경제계는 "이명박 정부의 지방 정책은 광역경제로 가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물포럼 국내 개최지 확정 당시처럼 광역경제 발전 논리로 접근해야 물포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세계물포럼 유치의 범국가적 지원기반 마련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할 예정으로, 시와 도는 특별법 제정에서부터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협력 모델 개발을 통해 물 분야 국책 과제 유치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가 지난해부터 기획, 추진하고 있는 대경권 블루골드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경제권 물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해 2010~2013년 3년간 총사업비 111억여원의 블루골드 클러스터 예산을 따냈다.

블루골드 구축 사업은 경북대'영남대 등 학계와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베니트㈜,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등 국내 대표 물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폐수 재이용 ▷멤브레인(분리막) 등 차세대 핵심 수처리 소재 개발에 나서는 프로젝트다.

블루골드 구축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경북대 환경공학과 추광호 교수는 "앞으로 물 분야 국책 과제 및 대기업 유치에서도 대구경북 협력은 절대적 과제"라며 "정부와 기업 모두 대구경북을 하나로 보는데 정작 대구와 경북이 서로 경쟁하면 곤란하다. 각개전투식 접근보다 연계'협력을 통해 대구경북 물 산업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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