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슈스케3', 기대만큼 뜨겁진 못했다

입력 2011-11-12 21:35:05

진화한 '슈스케3', 기대만큼 뜨겁진 못했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3'가 3개월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제작비 100억원, 준비기간 7개월, 신청자 197만명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출발한 '슈퍼스타K 3'는 단 한 주를 제외하고 케이블과 지상파를 통틀어 동시간대 1위를 지키며 오디션 프로그램 최강자다운 면모를 입증했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화를 다시 썼느냐는 대목에서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화제성은 시즌 2에 미치지 못했고 케이블 방송계의 한 획을 그은 시청률 기록 행진도 멈췄다. 반면 그룹에 문호를 개방해 음악적으로 내실을 갖췄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생방송 시청률 시즌2 밑돌아 = 시즌 2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를 대중에게 알리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데 비해 시즌 3는 생방송 시청률이 정체 조짐을 보이며 초반 화제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12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엠넷과 KM에서 동시에 생방송된 '슈퍼스타K 3' 결승은 케이블 유가구 전국 기준 엠넷 12.385%, KM 1.555%(광고 제외)로 총 13.94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보다 1.027%포인트 오른 수치다.

시즌 3의 전체 평균 시청률은 11.029%로 시즌 2보다 1.480%포인트 높았지만 생방송 경연 시청률만 봤을 때는 시즌 2보다 낮았다. 시즌 3의 생방송 경연(총 7회) 평균 시청률은 12.326%였고 시즌 2(총 6회)는 이보다 높은 13.742%였다.

더구나 시즌 2가 시청률 3%대로 출발해 최종회에서 16%까지 치솟은 데 비해 시즌 3는 첫 회 8%대 시청률에서 최종 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화제성 '글쎄'..음원은 대박 = 체감 인기에서도 시즌 2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대세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커진 데다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서로 차별화되지 못했고 최강자 울랄라 세션의 등장으로 경연의 긴장감이 떨어진 게 악영향을 미쳤다.

시즌 2에서는 '엄친아' 존박, 가난을 극복한 '인간 승리' 허각, '4차원 소녀' 장재인, 겁없는 고교생 강승윤 등 캐릭터들이 서로 차별화됐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착하고 순수한 이미지가 주를 이뤘다.

게다가 허각의 막판 기세로 우승자를 점치기 어려웠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실력에다 휴먼 스토리까지 갖춘 울랄라 세션의 싱거운 승리가 일찌감치 예상됐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누가 올라갈까 하는 긴장감이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스타 육성 시뮬레이션의 재미가 좀 떨어졌다"며 "반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음악과 퍼포먼스를 더 즐기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음원에서는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로서 위상을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탈락자들의 경연곡만 간간이 음원으로 출시됐으나 올해는 매주 전체 경연곡을 음원으로 발표했다.

그 결과 가온차트의 10월 디지털 종합순위에서 버스커 버스커의 '동경소녀'와 투개월의 '여우야'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고 울랄라 세션이 '달의 몰락'으로 5위에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울랄라 세션의 '서쪽하늘'과 버스커 버스커의 '막걸리나'가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슈퍼스타K 3' 음원의 총 다운로드 횟수는 1천780만 건을 넘기며 음원 매출만 수십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음악적 다양성 확대..차별화 성공 = '슈퍼스타K 3'는 시즌 2의 성공 노선을 답습하는 대신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 하다.

그룹에 문호를 개방해 밴드와 듀오 등 다양한 조합의 음악을 선사했고 프로그램에 활기를 더했다.

톱 3가 모두 그룹일 정도로 그룹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솔로들의 집중도 높은 무대를 보기 어려웠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사운드는 풍부해졌다.

크리스티나와 크리스 등 솔로 보컬의 호소력 짙은 무대부터 버스커 버스커의 개성 넘치는 밴드 사운드, 장르를 넘나드는 울랄라 세션의 퍼포먼스, 혼성듀오 투개월의 절묘한 호흡까지 시청자들은 각양각색의 무대를 접할 수 있었다.

다만 울랄라 세션과 크리스티나를 제외하면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강태규 뮤직팜 이사는 "음악적 다양성과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음악 전문 프로로서 사명을 다했다고 본다"며 "음악적 재능이 있는 밴드를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전문음악 채널의 역량을 잘 보여준 프로그램"이라고 호평했다.

톱 5 무대에서 선보인 뮤직 드라마 미션 역시 파격적인 시도였다.

감초처럼 들어가는 뮤직 드라마가 아닌, 무대와 어우러지는 뮤지컬 형식의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실험정신이 돋보였다. 그러나 이야기의 맥이 자꾸 끊기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두는 데는 실패했다.

몸집 큰 예능 프로그램이 빠지기 쉬운 '엄숙주의'의 함정도 피했다.

지상렬, 유채영, 지석진 등 깜짝 게스트의 생뚱맞은 특훈과 기인열전을 방불케한 슈퍼 시상식 등은 '슈퍼스타K' 시리즈 특유의 'B급 재미'를 선사했다.

◇편집 논란·과도한 간접광고 여전 = 시즌 2와 차별화에 실패한 지점도 있다.

시즌 2에서 불붙은 '악마의 편집' 논란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됐다.

방송에서 무단 이탈하거나 이기적으로 비친 참가자들은 방송 후 편집이 지나쳤다며 잇따라 항의했고 급기야 본선에 오른 예리밴드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합숙소를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도한 간접광고도 여전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메인 후원사들이 추가되면서 그만큼 방송에 삽입된 간접광고 분량도 늘었다.

합숙소에서는 여지없이 후원사가 만드는 각종 인스턴트 요리들이 반복 등장했고 후원사의 카드 관련 미션이 비중있게 다뤄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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