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중이염, 왜 자꾸 재발할까?

입력 2011-10-31 09:24:26

아이 중이염, 왜 자꾸 재발할까?

감기에 걸렸다 하면 코감기에, 비염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영신(가명). 영신이를 괴롭히는 질환은 콧병뿐이 아니었다. 잘 낫지 않고 반복되는 중이염 때문에 귀에 물이 차는 일이 잦았다. 어릴 때 중이염 수술도 몇 번 했지만 계속 같은 증상이 반복되다보니 엄마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나 고심하게 되었다. 영신 엄마는 중이염이 자칫 만성화되면서 귀가 잘 안 들리고 학습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이 많았다.

중이염은 귀에 찾아오는 감기?

아이들이 귀가 아프다면 제일 먼저 중이염을 생각하게 된다. 열이 나고, 식욕부진,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될 때도 있지만 별다른 증상 없이 울고 보채거나 아프다고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다. 생후 6개월에서 만 6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중이염은 매우 흔한데, 간혹 콧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 중에는 초등생이 되어서까지 중이염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 아이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 등이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고 귀를 잡으면서 아프다고 하면 급성 중이염을 의심하게 된다. 급성 중이염은 다른 말로 귀에 생기는 감기, 귀 감기라고도 하는데, 이때는 염증을 치료하고 열을 내리는 치료를 해준다. 삼출성 중이염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엄마가 조금 더 세심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텔레비전을 볼 때 뒤에서 이름을 불렀는데 잘 못 알아채거나, 전화를 받을 때 한쪽 귀로만 받는다든지, 엄마의 말을 잘 못 알아듣고 목소리가 크게 내는 아이들은 삼출성 중이염일 수 있으므로 잘 살펴야 한다.

만성 중이염, 수술해도 재발한다면

급성 중이염에 걸린 아이들은 대부분 감기처럼 자연스럽게 낫거나 치료를 받고 낫게 된다. 그러나 영신이의 경우처럼 비염, 축농증이 있으면서 이관의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귓속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진행된다면 만성 중이염으로 고생할 수 있다. 만성적인 중이염일 때 보통 3~6개월 정도 항생제 치료를 하다 그래도 물이 빠지지 않으면 수술을 생각하게 된다. 수술은 고막에 구멍을 뚫어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튜브를 삽입하는 것. 6개월 정도 지나면 튜브가 저절로 빠지기 때문에 이 때 다시 물이 차면 재수술을 하게 된다.

많은 엄마들이 중이염은 귀에 세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귀는 고막으로 막혀 있어 정작 귀를 통한 감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원인은 바로 코. 귀와 코는 이관이라는 좁고 길쭉한 관으로 연결되어 있어 코에 질병이 생길 경우 콧물이나 세균이 귀로 잘 흘러들어간다. 귀가 세면대라면 코는 하수구고, 귀와 코를 연결해주는 이관은 하수도관으로 비유할 수 있다. 하수구가 막혀서 세면대의 물이 차면 당연히 하수구를 뚫어주듯이 중이염에 걸렸을 때는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 선행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호흡기계 허약아, 중이염 조심해야 하는 이유

고막 안쪽의 중이(中耳)는 이관을 통해서 비강인두와 연결되어 있다. 즉, 귀는 코, 목과 통하고 있다. 어른은 코와 목에 염증이 생겨도 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의 이관은 구조적으로 어른에 비해 넓고 짧으며 기울기가 수평 상태에 가깝다. 더구나 이관의 기능도 아직 덜 발달되어 감염에 취약한 면이 있다. 이관 내부에서는 섬모 운동으로 중이에서 생기는 분비물을 목구멍 쪽으로 배출해 낼 뿐만 아니라, 코나 목에서 침입해 들어오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끊임없이 밀어내게 된다.

아이누리한의원 서울대점 박성남 원장은 "감기를 오래 혹은 자주 앓는 아이,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편도선염이 있는 아이 등은 이관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이관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중이염이 자꾸 재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호흡기계 허약아들에게 중이염이 자주 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이관의 기능이 발달하고, 길어지기 때문에 콧병 때문에 귓병으로까지 전이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코와 귀를 함께 치료해야 나을 수 있다

중이염 수술은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 되지 않은 채 임시로 고막에 구멍을 뚫어 놓는 것이라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 만약 비염이나 축농증 등 콧병이 있는 아이에게 삼출성 중이염이 만성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때는 코와 귀에 염증의 소인이나 물이 차는 원인을 없애주는 근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한방에서는 급성 중이염으로 고막이 붓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열을 제거하고 염증을 개선해주는 한약으로 치료한다. 간혹 중이염은 반드시 항생제 치료를 해야만 한다고 알고 있어서 중이염의 치료는 한방에서 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항생제 없이 감기를 낫게 할 수 있는 것처럼 항생제 없이 중이염 치료를 하게 된다.

귀에 물이 차는 만성적인 중이염은 면역력을 강화하고 물을 밖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를 한다. 중이염이 잘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코에 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알레르기 질환과의 연관성이 높으므로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콧병을 함께 치료하게 된다. 호흡기 전반의 기운을 북돋우고 기능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아이의 코와 목의 건강을 함께 해주므로, 중이염이 발병하는 원인 또한 줄일 수 있다.

뉴미디어국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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