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정치, 이대로는 안된다] <1>정치세력 이렇게 바꾸자

입력 2011-10-28 10:32:34

견제 없는 일당 독주, 오히려 '毒'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수도권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겠다'는 지역민들이 많다. 유력한 정치 신인들이 혜성같이 등장해 서울의 비전을 제시하고 발전의 동력을 제공하는 데 비해 대구경북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뒤를 이을 정치인이 없다. 박근혜라는 큰 우산 아래에서 비바람만 피하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선거결과도 역시 한나라당 일색이다. 그게 아니면 여당과 '동색'인 사람들이다. 이래서는 지역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대구경북의 정치 지형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관계기사 3면

10'26 재보궐선거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정치 울타리 밖에 있던 시민사회 후보를 선택한 서울은 새 정치, 새 시대를 꿈꾸기 시작했다.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선출직 공무원은 표로 심판받는다. 유권자가 시정(市政)을 예의주시하니 발전을 북돋운다. 서울은 전도유망한 정치 신인들이 등장해 기성 정치인, 현역 정치인을 위협한다. 각 정당이 고루 섞여 있으니 경쟁한다. 2040으로 대변하는 젊은 층이 서울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유권자도 TK 정치세력을 바꿔야 한다.

◆'한나라당 일당체제' 집행부 견제 안돼

민주당 입당 제의를 거절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낡은 정치 시스템은 무너진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오세훈)이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쳤고, 투표율이 개함(開函) 기준치에 못 미치자 사퇴했다. 집권 여당 소속 서울시장 공석을 여당 후보가 다시 메우려하자 시민사회가 들불처럼 끓어올랐다. 새 인물을 원했던 것이다.

지난 19대 총선, TK 국회의원 27석 중 한나라당 후보는 17명, 친박연대 4명, 무소속 후보는 6명 당선됐다. 28일 현재 2009년 4'29 경주 재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빼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무소속 출마→한나라당 입당'의 수순을 거쳤기 때문이다. TK에서 뽑힌 새 인물은 여지없이 한나라당에 입당한다. 일부는 입당을 전제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한나라당 일색' 구도가 고착화됐다. "바꿔봐야 별수없는" 구도다.

하지만 서울은 다르다.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의회의 70%를 차지했다. 여당 소속 서울시장의 시정에 의회가 견제해줄 것을 원했던 것이다. 한나라당 일색인 대구시의회의 대구시정 견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흠집내는 '네거티브 선거'도 종말을 고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학력, 자녀 학적, 병역, 대기업 협찬이라는 4대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했지만 오히려 역풍을 받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지금의 유권자는 과거를 들추기보다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이다.

◆'미꾸라지(한나라당) 위해선 메기(야당)도 필요'

총선 정국을 앞두고 대구경북에서도 19대 총선 출마예상자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네거티브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사전선거운동으로 고발할 예정" "약점을 알고 있다" "지역구에 기여한 바 없다" 는 등의 이야기다. "지역구를 이렇게 발전시키겠다"는 정책이나 청사진은 들을 수 없다. "주목할 만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현역 의원들의 느긋함에서 새 시대, 새 정치의 희망을 찾기 어렵다.

유권자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정치권의 TK에 대한 비아냥을 흘려들어선 안된다. "공천권을 쥔 자들에게만 잘보이면 된다"는 정치인은 질타해야 한다. 법안 발의나 경제를 활성화할 프로젝트 기획과는 거리를 두고 행사장만 전전하는 '행사장 의원',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지역민과 소통하는 수도권 정치인과는 달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하지 않고도 당선되는 데 전혀 문제 없다"는 불통(不通)의 정치인도 솎아내야 한다. "미꾸라지(한나라당) 노는데 메기(야당)를 풀어놓으면 서로 건강하다"는 옛말을 새겨들을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