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감독·검사 강화 개인투자자 권익보호 최선"
◆신설 부서 책임 맡아 어깨 무거워
금융권 본사 유치 땐 파급효과 클 것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은 지난 4월 금융서비스 분야를 감독과 검사 기능으로 세분화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롤러코스 장세를 타고 있는 주식시장의 검사 기능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서 새로 탄생한 것이 금융투자국이다.
정갑재(52) 초대 금융투자검사국장의 어깨가 무거워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는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의 부당한 피해나 금융회사와 투자자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무 책임자로서 투자자 권익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일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더 더욱 이 자리가 두려워집니다"라고 했다.
금감원 입사 이후 25년 동안 자본시장 분야에서 일한 덕분에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테랑이 됐을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투자자의 권익을 100% 보호하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이지만 그나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입사 때의 그 마음으로 되돌아가서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는 길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는 물론 금감원 내에서도 새로 생긴 우리 부서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은데 그 시선을 충족시켜 드리기 위해 열심히 '작품' 한 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주식투자자들에 대한 조언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자본시장의 특성상 모든 투자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한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통상적인 기대보다 높은 수익을 제시하면 더 꼼꼼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쾌한 웃음과 소탈하고 투박한 말투가 주 무기인 정 국장은 어려운 문제를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해결한다. 반면 부하직원들에게는 꽤나 까다로운 상사로 알려져 있다. 정 국장은 "독특한 업무 철학 때문에 주변의 좋지 않은 분위기는 오래전에 감지했다"고 자신에 대한 나쁜(?) 평판을 부인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에 대한 그의 철학은 잘못에 대한 지적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점을 찾아내 하나씩 바로 잡아나가는 것이야 말로 자본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업무에서 자신의 소신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점을 발견해 지적하는 것보다 원인을 찾아내 분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수립하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이 힘들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부하직원들은 항상 피곤하다.
고위간부가 되고 주위를 돌아보니 지역 출신 동료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특히 요즘에는 대구경북 후배들의 감독원 입사는 찾아 볼 수 없는 현실에 마음 아파하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 유수의 대학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입사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금융기관 입사를 준비하는데 지방 대학은 그런 활동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지방엔 금융기관 입사 정보가 어두운데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으니 지방대생들 씨가 마르는 것이지요.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기관은 사기업과 다르게 지방 출신에 대한 차별 없이 능력만 갖춘다면 공정 경쟁을 통한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후배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
대구경북지역이 금융권 본사를 유치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은 기본이고 금융기관 본사 유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지역이 대구은행 한 곳에만 의지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이득일 수도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경북 청송 출신인 정 국장은 도평초교, 안덕중, 능인고,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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