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97.5%…강정·고령보 22일 개방
국내 최대 규모의 강정'고령보는 전체 97.5%의 공정률을 보이며 22일 열리는 보 개방 행사준비가 한창이다. 이 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되는 전국 16개 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뛰어나 예술적 가치가 높다.
◆친수공간으로 되살아난 강정'고령보
강정'고령보는 구조물과 하도 준설 등 주요 공정이 완료됐다. 일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 생태하천 조성만 남겨놓고 있으며, 현재 공정률은 97.5%에 이른다. 2009년 10월에 착공한 강정'고령보는 총사업비 3천80억원을 투입해 올 연말 준공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과 경북 고령군 다산면 사이에 위치한 이 보는 상류 안동댐에서 166㎞, 하류 낙동강 하구둑에서 168㎞ 지점인 낙동강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대구와 인접해 지역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아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곳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기 전부터 이미 고무보가 있었다. 대구시와 고령군 지역의 상수도 취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매곡, 죽곡, 문산의 취'정수장과, K-water가 운영하는 고령 취수장 등 4개의 취수장과 정수장 운영에 따른 것. 이 때문에 낙동강 하류지역 주민과 시민단체'환경단체의 반대와 소송이 잇따랐지만 대구시민 취수원 확보를 위해 고무보를 설치했고, 낙동강 본류에 설치된 유일한 보였다.
이번 4대강 살리기사업을 통해 보의 취수기능을 확대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청정에너지인 소수력발전과 친수공간 제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예술적 가치와 국내 최대 규모 자랑
강정(江亭)의 유래는 '강 위의 정자'라는 뜻이다. 과거 신라시대부터 이곳을 부(浮)강정이라 해 '물 위에 떠 있는 정자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곳에 전망시설과 친수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그동안 전해오던 강정의 역사가 현실로 실현되는 셈이다.
이 보의 길이는 953.5m(고정보 833.5m, 가동보 120m)로 4대강 16개 보 중에서 최대 규모이다. 저수량은 운문댐(1억2천600만t)과 비슷한 1억800만t 규모. 인공적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가동보도 폭 45m, 높이 11.6m의 2개 수문이 있는데 이 또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연간 3천여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소수력발전시설(1천500㎾ 2기)과 물고기의 이동통로인 '어도'가 있다.
무엇보다 강정'고령보의 가장 큰 자랑은 예술적 가치를 잘 살렸다는 점이다. 강 주변 경관과 가야 토기와 가야금, 대구의 패션과 첨단과학 등을 형상화한 설계모티브로 지역의 특색을 살려 디자인한 문화공간으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보 위에 설치한 S자 형태의 우륵교(공도교'길이 810m, 폭 11∼13m)는 달성군 다사면과 고령군 다산면을 연결해 차량통행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강 풍경을 감상하도록 했다. 가야토기와 가야금 12현의 형상을 본뜬 전망대 탄주대는 나무데크 바닥의 구멍으로 강 밑을 볼 수 있다.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강수욕을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인 낙락섬의 9개 톱니바퀴는 달성군 9개 읍'면을 상징하며, 대구테크노폴리스 등 대구의 첨단도시 이미지를 상징한다.
3개 수문 기둥 위에 세워진 3개의 정자(전망대)는 신라시대 부강정(浮江亭)을 재현한 것이다. 우안 고정보 구간에는 물풍금(12계단, 12조명)을 설치해 물이 고정보를 넘어갈 때 풍금소리가 나도록 고안했고,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조명시설과 함께 철새의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는 생태학습장,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며 콘서트도 즐길 수 있는 간이무대 등도 갖춰져 있다.
◆환경 생태와 경제를 함께 고려한 보
다기능 보가 설치되는 구간에는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아이스하버식 어도와 자연형 어도 2개소를 건설했다.
생태조사를 통해 어류의 예상 이동경로에 어도의 위치를 결정했고, 모든 어종이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도를 고려해 친환경적으로 조성했다. 또 상하류의 수위 낙차를 이용해 무공해 청정 수력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수력 발전소도 만들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3천㎾(1천500㎾ 2기) 규모로 3천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 소수력 발전을 통해 연간 6천900t의 CO₂를 감축해 탄소배출권(CER)을 확보할 수 있어 매년 1억3천100만원의 추가적인 수익을 최소 10년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보 구조물 공사와 함께 하천준설도 전체 공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강바닥에 쌓인 퇴적토사를 준설해 하천 본래 기능을 되살리고 물그릇을 키우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중준설 시 발생하게 될 탁수 발생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주변에 4개 취수장이 있기 때문이다. K-water 강정'고령보 관리단은 수중준설과 배출 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 흡입식 준설선 6대를 이용해 탁수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둔치에 대형 가적치장을 설치해 다단계 침사과정을 거쳐 배출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펼쳤다. 또 작업구간은 탁수를 줄이기 위해 상하류와 취수장 주변에 오탁방지막을 설치했고, 상류로부터 유입되는 수질과 하류로 흘러가는 수질을 측정하는 3개소의 수질자동측정기를 설치해 운영했다.
◆명품 강정'고령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자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예측 불가능한 기상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강 중심의 국가 물 관리 정책은 물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가능케 하고, 미래의 물 위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는 미래투자로 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 사업의 목적은 물그릇을 키워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 개선을 통해 강에 맑은 물이 흐르게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강은 세월과 함께 변화했다. 근대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인간 삶이 편리해질수록 수질오염과 열악한 주변환경 때문에 강은 몸살을 앓아 왔다. 이런 강을 정화해 생태계를 복원하고 강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그린 문화'생활 공간'을 만들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작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수많은 국민들의 반대와 시행착오 등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강 주변에 산책로와 수상레포츠 시설 등 다양한 레저 활동공간과 야영장, 휴게시설 등 편의시설 조성으로 주민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강과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는 강을 단순 레크리에이션 기능으로 활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변공간의 쾌적성 등을 적극 활용해 수변공간에 양질의 거주, 업무, 여가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낙동강의 중심에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고, 문화와 생활공간으로 단장된 명품 강정'고령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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