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고물가와 소득 감소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는 돈 잔치에 정신이 팔려 있다. 이들이 이렇게 흥청망청할 수 있는 돈줄의 하나가 수수료 수입이다. 올 상반기 중 18개 은행은 수수료로 2조 2천567억 원의 수익을, 신용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로 4조 957억 원을 각각 챙겼다.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금융회사가 이렇게 많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은 원가 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자의적 부과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입출금, 계좌 이체, 펀드 판매 등에 부과하고 있는 수수료는 100가지가 넘는다. 이들 수수료 중 원가 비율은 32%에 불과해 마진율이 무려 68%에 이른다. 게다가 고액 예금자 등 이른바 VIP 고객은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결국 수익 대부분은 서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카드사의 서민 쥐어짜기도 이에 못지않다. 골프장이나 대형마트 등 이른바 교섭력이 센 업체는 수수료율이 1.5% 수준이지만 영세'중소 가맹점은 이보다 훨씬 높다. 음식점이 2.5~2.7%, 노래방은 2.7~3.5%, 이'미용실은 3.0~3.5%에 이른다. 강자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약자한테는 무섭도록 뜯어내는 약탈적 영업 방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개선 의지는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외국에 비해 수수료 수입 규모가 매우 적다는 어이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고, 카드회사는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낮추라는 영세업자의 요구에 0.2% 인하 안을 제시하며 여론 눈치 살피기에 급급하고 있다. 카드회사는 원가도 맞추기 힘든 수준에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지만 그런데도 매년 순익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런 약탈적 수수료 수익 구조로는 국민경제가 건강할 수 없다. 금융 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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