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신천 수달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입력 2011-10-13 07:52:53

수달은 1982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되고, 2005년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해 국가에서 보호를 하고 있는 동물이다. 수달의 성체는 몸길이가 1~1.3m이고, 꼬리 길이가 0.4~0.5m 정도이다. 체중은 암컷은 4~8㎏, 수컷은 7~12㎏ 정도이고, 발가락에 물갈퀴가 있어서 물속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고, 생활 반경은 7~15㎞ 정도이다. 주로 강가의 바위나 콘크리트벽에 배설물 등 체취를 남겨서 영역표시를 하고 있다. 과거에는 산, 계곡, 하천, 저수지 등이 수달의 안정적인 서식처였다. 하지만, 하천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하천 정비로 인하여 하천변에 콘크리트 옹벽과 블록을 설치하고 하천에 있는 큰 바위와 수목 등을 제거하면서 수달의 서식지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대구에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이 수달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신천은 팔조령에서 시작하여 침산동까지 흐르는 총 길이 27.06㎞의 하천이다. 신천의 수달은 2005년에 처음으로 관찰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민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다. 2006년 수달을 조사한 결과, 대략 16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작년에 수달이 신천에 보이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신고와 불법으로 수달을 잡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서 다시 수달 서식생태 조사를 실시하였다. 회원들이 분변을 수거하여 DNA검사를 통하여 서식하고 있는 수달의 개체수를 분류한 결과, 신천 상류 1마리, 하류 2마리, 노곡습지 2마리, 공산댐 일원 2마리, 가창댐 권역 4마리, 우록리 2마리, 그리고 신천에서 구조된 새끼 수달을 포함하면 15마리 이상으로 확인되었다.

신천에 수질이 개선되고, 신천 주변의 숲이나 큰 돌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자연형태로 보전하여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만들면서 물고기가 돌아와 서식함으로써 철새,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수달들이 모여들어 과거의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 그리고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 하천 주변에 홍보안내판과 수달 형상물 설치, 밀렵 단속, 수달의 도로 접근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로드킬(road-kill) 방지 펜스를 설치하는 등 수달 보호를 위해서 시민단체와 대구시가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회원들이 신천을 순찰하여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6월에 가창교 주변, 9월에 우록리에서 로드킬당한 수달이 구조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도로에 오르지 못하도록 안전펜스를 강화하고 도로에 수달 출현 안내 표시판을 더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야간에 운전자들이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운전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도 신천에 수달이 잘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어떤 수난을 당하고 있는지 관찰하기 위해서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회원들과 시청 환경과 공무원들과 함께 일주일간 야간에 신천을 중심으로 금호강과 동화천 탐사를 실시했다. 9월 30일, 수달 생태조사를 하던 중 침산교 아래에서 수달 한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수달의 생태를 조사하고 연구하던 회원들 중에도 야외에서 수달이 생활하는 것을 처음 발견한 회원들이 대부분이었을 만큼 수달을 발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1개월씩 잠복하여 무인카메라의 도움을 받아서 촬영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발견된 수달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4, 5개월령의 어린 수달이었다. 수달은 생활환경이 위험하면 번식을 하지 않는데, 어린 수달이 관찰되었다는 것은 수달의 생활환경이 잘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과 산책을 하던 많은 시민들도 함께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도심 속의 수달에게서 신기함을 느꼈고, 우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여 인간과 야생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 환경이 대구 신천에 조성되길 빌어본다.

최동학 대구시 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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