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와 복약지도료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일부 정치권'언론에서는 약국(약사)들이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복약지도료만 챙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약사단체는 '의도적인 약국 때리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 한해 동안 3천억원이 넘는 건강보험 재정이 복약지도료로 새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3년간 복약지도료 청구 및 지출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하지도 않는 복약지도료로 한해 동안 3천137억원이 지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복약지도는 약사가 ▷조제한 의약품의 명칭과 용법'용량 ▷효능'효과와 저장방법 ▷부작용 ▷상호작용 등에 대해 설명하는 행위이다. 즉 "하루 3번 식후 30분 후에 드세요." "약을 먹을 동안 술과 담배는 금하세요."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95% 이상의 약국에서 복약지도는 물론 최소한의 언급조차 이뤄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복약지도료 명목으로 720원을 떼어간다는 것이 박순자 의원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특히 복약지도료 자체가 문제되기보다는 복약지도를 하지 않고 돈을 받아 챙기는 것이 문제라면서, 복약지도 대장을 구비하고 보관한 경우에만 복약지도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등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약사단체는 약국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고 있다며 흥분하는 모습이다. 대부분 약국들이 복약지도를 잘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재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다른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복약지도료만 공격하는 것은 의도적이라는 주장이다. 관련 기사의 인터넷 댓글에서 A약사는 "그렇다면 환자를 보고 이름을 확인하는데 500원 가까운 돈이 의사에게 지불된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면서 "환자의 증상을 듣는 데 1천500원, 과거 병력이나 가족력을 듣는 데도 1천원에 육박하는 수가가 책정돼 있다면 놀라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조제료를 항목별로 꼼꼼히 살펴보면 꼬투리 잡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리라고 본다"면서 "약가에 대한 마진을 인정받든지, 최근 등장한 일반의약품 DUR 등 반영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수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점은 복약지도료뿐만이 아니다. 한정된 돈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운영하다 보니, 의사나 약사들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료를 대폭 올리지 않는 한 한쪽의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자면 다른 분야에서 돈을 줄여야 한다. 이런 왜곡되고 혼란스런 환경 속에서 일부 의사나 약사들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양심에 반하는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복약지도료가 '성실한 복약지도'란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의약분업 이후 약사의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는 현실 속에서는 제도의 성공적 운영을 기대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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