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김미정이 등단 7년 만에 첫 번째 시조집 '고요한 둘레'를 출간했다. 구도자 혹은 탐구자의 자세로 자신을 찾아 오른 길 위에서 만나는 단상을 묶은 작품들이다. 시인은 형식에 대한 완전한 이해와 엄격한 적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차(茶) 생활을 오래 해온 다인답게 내용면에서는 차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더불어 선인의 삶과 지난 역사를 되짚어 봄으로써 오늘과 내일을 읽으내려고 한다.
'세상 밖에 버려져도 한 우주를 이미 얻어/ 날 세운 파도소리는 하늘의 말씀이었네/ 강진 땅 율동마을에 차 나무가 푸를 때/ 세상의 말은 모두 풀잎처럼 버려야 하리/ 깨달음의 고비마다 끓이는 찻물 속에/ 천리 길 머언 이별의 슬픔마저 함께 녹이고/ 버려서 얻는 자유, 혹은 그 빛깔처럼/ 잎새마다 살아나는 시어들을 건져내면/ 목민의 먼 새벽바다, 향기만이 드 맑아' -황다인의 정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차와 선생의 정신을 노래한 작품이다. 제목 '황다인의 정다'는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지에서 재배한 찻잎을 따서 만든 명차 이름이다.
이번 시조집에는 이처럼 '차'와 관련한 작품이 많은데, 시인은 차를 통해 자기 절제와 겸양, 우주질서에 대한 깨달음, 구도와 자아찾기 등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155쪽, 8천500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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