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나경원 후보' 가닥…유승민, 불가론 부인

입력 2011-09-15 10:48:17

친박계 빗장 풀려

야권이 박원순 변호사로 서울시장 후보를 압축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도 경선 룰과 경선일정을 정하고 후보군을 압축하는 등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14일 서울시장 후보를 당내 인사 1명, 외부 영입인사 1명을 각각 경선을 거쳐 선발하고 최종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키로 했다. 공천실무를 맡고 있는 김정권 사무총장은 14일 "당내 인사와 영입 인사를 함께 경선에 붙이면 영입 인사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각각 1차 경선을 치른 두 최종 일대일 매치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가 시민사회단체 후보로서 민주당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하는 것과 닮은꼴이다.

한편 한나라당의 당내 후보군은 나경원 최고위원으로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때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 등 당 일각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투표에 역성을 든 나 최고위원을 반대하는 분위기였지만 민주당 등 범야권의 흥행몰이가 파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나 최고위원 이상의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 떠오르지 않자 '대안 부재'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특히 친박계 대표격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 어떤 계파가 당내 어떤 예비후보를 견제하고자 비토한다고 얘기하는데 그것은 정말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친박계의 나경원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이는 곧바로 나 최고위원에 대한 친박계의 빗장이 풀렸다는 해석으로 연결되고 있다.

한때 한나라당에서는 친박계에서 '여성 서울시장(나경원)-여성 대통령(박근혜)' 구도를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유 최고의 이날 발언으로 공식 '해소'된 것이다.

이처럼 나경원 카드가 부각된 데는 김황식 국무총리 차출설이 현실화되기 어려워진데다 다른 영입 대상자들의 경쟁력이 터무니없이 약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자칫 나 최고위원을 끝까지 반대하다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질 경우, 친박계가 책임론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한나라당 안팎에서 외부영입 대상으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초대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역임한 강지원 변호사,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호영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다른 인사들과도 접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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