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꾸짖지 말고 심리적 안정 갖도록 해야
"이부자리에 지도를 그렸으니 키 쓰고 소금 얻어와라."
이 말을 들으면 어른들은 단박에 '아, 소변 실수'하면서 씩 웃지만 요즘 아이들은 '무슨 말이야'하면서 알지 못한다. 예나 지금이나 잠자는 동안 소변 실수를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야뇨증의 주요 증상은 야간의 수면 중 소변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낮 동안에는 소변이 잦거나 참지 못하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야간 소변의 경우 보통 만 3세를 전후해 조절능력이 생긴다. 야뇨증이 있는 경우에도 성장하면서 서서히 개선되는 경우가 많으나 만5세 이후에도 야뇨증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치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소아의 소변기능 실조, 지나친 땀분비 증상은 진액이 몸에서 저절로 빠져나가서 신체적 성장 및 기능적 성숙에 영향을 미치므로 소아의 증상 중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야뇨증이 나타나는 주 원인은 소변을 만들고 저장하고 배설하게 하는 기능의 미성숙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신(腎), 방광(膀胱), 폐(肺), 심(心)이 소변기능에 관여하는 장부이다. 대체로 신과 방광의 기능이 나이에 맞게 성숙되지 못한 경우가 제일 많고, 신체의 기가 약해지면서 몸의 수분대사를 조절하는 폐의 기능이 약한 경우, 심리'환경적 영향에 의해 심의 기운에 열이 생기거나 예민해져 생기는 경우로 나누어 진단하고 치료한다. 야뇨증이 5, 6세까지 지속 되다보면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예민해진다. 또한 소변에 신경쓰다보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주 깨어나게 되어 아침에 피로와 짜증을 표현하게 된다.
초등학교 4학년의 남학생이 야뇨증으로 한의원을 찾은 적이 있었다. 한 달에 3, 4회 정도 피곤이 심할 때 야뇨 증상이 생기는 경우였다. 여태껏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치료를 받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한 달 후 방학이 되면 아이를 영어캠프로 보내려 하는데 야뇨증 때문에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껏 집을 떠나 캠프나 여행 등은 소변문제로 모두 포기하고 지냈다고 하면서 아이가 점점 더 외부활동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경우 영어캠프는 포기하고 3개월 정도 한약 복용을 통해 야뇨증을 개선했다.
야뇨 증상이 있는 아이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므로 진료와 치료, 그리고 집과 사회활동에 있어서도 섬세하게 배려해야 한다. 아이들은 소변 실수가 자신의 잘못이나 부주의라고 생각하고 자책하기도 한다. 부모도 아이를 무조건 나무라거나 꾸짖지 말아야 한다.
야뇨증은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기능의 미숙 및 부조화에 의한 증상이므로 치료의 대상이다. 소변 실수를 하더라도 다른 가족들에게 알리지 말고 엄마가 편안하게 대처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 야뇨증 치료를 할 경우에도 절대로 소변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이와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 게 좋다. 키를 쓰고 소금을 얻던 방법은 부모가 어렸을 적에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야뇨증 치료에 있어 아이의 심리적, 신체적 상황을 안정시켜주는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편세현 총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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