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당 메트로상가 임대료 3배 폭등

입력 2011-09-07 10:40:44

현대백화점 개점 효과…유동인구 늘어 상권 활기

침체됐던 반월당 지하 상권이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활성화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동아쇼핑과 현대백화점, 메트로상가가 하나로 묶이면서 이 지역 상권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침체됐던 반월당 지하 상권이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활성화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동아쇼핑과 현대백화점, 메트로상가가 하나로 묶이면서 이 지역 상권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6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 공간인 메트로센터.

출근 시간이 지나 한적하던 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입구에서 수십 명의 사람이 쏟아져 나왔다.

윤은숙(44'여) 씨는 "현대백화점 개점으로 인근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말을 듣고 도시철도를 타고 왔다. 오랜만에 반월당역에 왔는데 예전보다 사람도 늘고 상권도 살아난 것 같다"고 했다.

대구 도심 지하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동아쇼핑에 이어 최근 개점한 현대백화점이 메트로 상가와 연결되면서 유동인구가 늘고 지하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상가 사람 몰리니 임대료도 오르네요

대구의 대표적 도심 지하 상권인 메트로센터는 지난 2005년 문을 열었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그동안 '죽은 상권'으로 불려왔다. 도시철도 1, 2호선이 통과하는 유일한 환승역이고 지역 최대 상권인 동성로와 중앙로로 이어지지만 얼마 전까지 빈 점포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부터 계산오거리 구간의 점포는 60여 개. 환승역 인근 상가만 그나마 인기가 있었고 계산오거리 쪽은 분양조차 되지 않았다. 그나마 분양이 된 곳도 임대료 없이 몇몇 점포가 들어와 있었다.

도시철도 이용객이 서울이나 부산에 비해 많지 않은데다 도시철도 사고 등에 따른 지하상가에 대한 기피도 한몫을 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죽은 상권이 최근 되살아났다.

평당 분양가가 1천만원 수준에서 2천만~3천만원으로 뛰었고 임대료도 한 점포당 40만~60만원 정도에서 150만~200만원까지 올랐다. 심지어는 3배 이상 임대료를 내고도 들어오려는 가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생긴 건 불과 몇 달 전부터다. 도시철도 반월당역과 연결된 메트로센터가 현대백화점과 연결된 이후다.

동아쇼핑과 현대백화점, 그리고 두 백화점을 지하로 잇는 메트로센터 상가까지 하나의 공간으로 합쳐지면서 대형 상권이 만들어진 때문,

한 상인은 "평일에는 2배, 주말에는 3배 이상 이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닌다"며 "예전엔 대부분의 고객이 노년층이었는데 요즘은 눈에 띄게 젊은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19일부터 일주일간 반월당역 이용 인구는 일평균 7만3천250명으로 지난해 동기 4만7천166명에 비해 55%나 증가했다.

젊은 고객들이 늘면서 메트로센터 점포도 변신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쪽 점포가 40대 이상의 여성의류나 패션잡화 가게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젊은 층을 겨냥한 의류, 액세서리 등이 생겨나고 있는 것.

메트로센터 김재식 대표는 "현대백화점 쪽 점포의 80% 이상이 물갈이 중"이라며 "유동인구가 급증한 만큼 상권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도 개점 한 달 정도까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현대백화점 효과'의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상권도 리모델링 중

메트로 지하상권도 살아나고 있지만 지상도 만만치 않다.

수십 년간 개발 답보 상태였던 염매시장과 약전골목에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새롭게 문을 열거나 리모델링에 들어간 점포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 부동산 업계는 대표적인 '노인 상권'이던 약전골목과 염매시장이 향후 젊은 거리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30년 전이나 얼마 전까지 이 동네는 하나도 변한 게 없을 정도로 그대로였다"며 "하지만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이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업종들이 들어서고 있다"고 했다.

현재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점포만 10여 개에 이른다.

이곳에는 액세서리 가게와 옷가게, 미용실, 레스토랑 등 약업사와 떡집 사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가게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얼마 전까지 약업사였던 한 가게에는 천연염색집이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커피점과 카페,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도 개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공인중개사 현욱찬 대표는 "백화점 근처에서 카페를 열려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고 현재도 4개 정도의 카페가 오픈을 확정했다"며 "문의는 많지만 임대료가 많이 올라 그나마 마땅한 자리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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