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축제… 대구 도심 전체 거대한 공연장

입력 2011-09-06 10:35:10

세계육상 문화예술축제로 승화…국내외 100여 개 예술단체 170여개 행사

사진설명=대구 시민들이 수성페스티벌의 하나의 행사로 수성못 수상무대에서 펼쳐진
사진설명=대구 시민들이 수성페스티벌의 하나의 행사로 수성못 수상무대에서 펼쳐진 '생활예술인 하이라이트 공연'을 못둑 객석에 앉아 관람하고 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스포츠축제인 동시에 문화예술축제였다. '공연문화예술 중심도시'답게 육상선수권대회 기간 내내 대구 도심의 주요 거리와 광장, 공원 등이 열광의 무대로 변신, 시민과 국내외 관람객을 즐겁게했다.

◆도심 곳곳이 극장이자 무대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열린 대구도심 축제에는 국내외 100여 개 예술단체가 출연해 공연, 전시, 거리퍼포먼스 등 170여 개 문화예술행사를 펼쳤고, 외국인 관광객 7만1천여 명을 포함해, 모두 101만3천여 명이 다녀갔다.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프로그램은 동성로에서 펼쳐진 거리예술축제로 23만여 명이 찾았고,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2'28중앙공원, 중앙파출소 앞에 설치된 무대에도 18만6천여 명이 발걸음을 했다. 근대대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대구근대역사박물관에는 8천여 명이 방문해 '대구, 근대의 삶과 추억' 특별전시회를 둘러보았다. 또 한국의 공연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경상감영공원에서 연 '명품 국악공연'에는 3천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자매도시가 참여하는 행사들도 잇따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는 일본 히로시마예술단의 전통북 공연, 고베예술단의 무녀춤, 중국 칭다오 여성신민족음악팀의 연주와 민속무용, 닝보시 예술단의 변검과 여성 군무가 펼쳐져 호응을 얻었다. 특히 동화사 템플스테이, 산중 전통장터, 한방 체험, 대구시티 투어 등은 외국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대구 특별관광 프로그램에는 외국 관광객 1천937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동수(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씨는 "올림픽 때도 월드컵 때도 이처럼 도시전체가 축제에 휩싸인 적은 없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스포츠 행사에서도 이처럼 도시전체가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로 출렁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대구시민 모두가 서로 축하하고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생활축제 '수성페스티벌' 돋보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춰 대구 수성구청과 수성문화재단 주최로 지난달 30일부터 5일간 수성못과 들안길 일대에서 펼쳐진 '2011 수성페스티벌'에는 5일 동안 50만 명이 다녀가 말 그대로 '생활예술축제의 장'이 됐다. 이 축제에는 전국에서 204개 아마추어 예술동호인 단체가 참여해 열띤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특별한 스타 없이 축제를 펼쳤지만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시민들이 호응해 '시민참여형 생활예술축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수성구민들과 시민들의 참여가 무척 많았다. 보통 시민의 공연에 이렇게 많은 관객이 호응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생활축제를 특화하고 수성못의 장소성을 키워가는 공연문화를 만들어 시민들을 즐겁게 해 드리고, 수성구와 대구를 전국에 자랑하겠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이응욱(한마음 콜택시) 씨는 "대회기간에 20팀 정도 외국인 관람객을 태웠다. 이들 모두 '대구 최고!'를 외쳤다. 이번에 대구는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축제의 씨앗을 성공적으로 뿌렸다. 수성페스티벌 역시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더 멋진 축제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시민 모두 일꾼! 대구가 자랑스럽다"

대다수 시민들은 이번 대회를 '대구시민 모두가 열정과 인내, 자부심, 책임감, 봉사정신으로 뭉쳐 멋있게 치러낸 행사였다'고 평가한다. 특히 문화예술인들의 수고는 남달랐다. 대구시립무용단과 국악단, 소년소녀합창단, 대구시향 등은 빡빡하게 짜여진 공연일정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강행군을 펼쳤다.

워낙 많은 단체가 연일 공연을 펼치다보니 일부 완성도가 떨어지는 행사도 있었다는 평가도 있었고, "하루 종일 시끄럽다"는 항의가 주최 측에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 도심 어디서나 문화예술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수준과 규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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