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연팀 신바람 축제 "세계육상 우리도 함께 뛰었죠"

입력 2011-09-04 09:12:45

일본 전통북 '타이코혼포 카부라야'팀·중국 닝보 수공예품 '금은채수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도심은 그야말로 문화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우리나라 공연팀뿐 아니라 해외 공연팀들도 다수 참가해 육상대회 성공을 축하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일본 고베와 히로시마, 중국 칭다오, 닝보 자매도시 예술단이 주인공들이다. 해외 자매도시 예술단은 지난달 28, 29일에는 '제5회 자매도시의 날'을 맞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성공적인 공연 및 전시를 펼쳤다. 도심공연예술축제에 힘을 보탠 해외 예술단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 전통북 '타이코혼포 카부라야'팀

'타이코'는 일본의 전통북이다. 육상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타이코로 공연하는 '타이코혼포 카부라야'팀이 지난달 27일 대구를 찾았다.

공연팀의 리더 도이 히로후미(40) 씨를 만났다. 그는 대구와 인연이 깊다. 대구 방문만 벌써 두 번째다. 15년 전 대구에서 펼쳐진 달구벌축제 때 초청공연을 한 바 있다. "그때와 비교해서 대구 거리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현대적이고 아름답게 변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도이 씨는 육상대회 개막식을 직접 관람했는데 관람객들의 열의에 감동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마치 선수가 된 것처럼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열정적으로 관람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스타디움에 있어보니 일본도 육상대회를 치렀지만 이번 대회에서의 시민들의 참여가 더 적극적인 것 같아요." 거리 장식이나 TV 홍보 등 도시 전체의 분위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고 평했다.

타이코혼포 카부라야 팀은 일본의 히로시마 거리에서 전통적으로 불렸던 카구라 리듬을 재연하고 비슷한 곡을 만들어 공연하는 팀이다. 이 공연은 한국의 사물놀이처럼 일본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가졌다는 것.

"장르는 한국의 사물놀이와 다르지만 연주자들이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은 같은 맥락이죠." 20년 경력을 가진 도이 씨는 10대 때 록밴드를 한 경험이 있다. 그러다 다양한 북으로 연주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타이코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공연 중간마다 파워풀한 함성을 질러 흥을 돋우면서 북을 열정적으로 치는 것에 빠졌다는 것이다. 히로시마 거리에는 항상 이 같은 카구라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고 한다.

그는 히로시마와 대구의 문화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랐다. "서로의 문화를 자주 접하고 이해하면서 꾸준히 친목을 다지면 역사적인 문제로 인한 갈등도 사라지리라 생각해요. 특히 전통문화 교류가 늘었으면 좋겠어요. 현재 일본에서는 한류가 거센데 대부분 대중가요나 드라마 등에 치우쳐 있죠. 사물놀이나 판소리 등 한국의 전통문화가 일본에서 공연하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중국 닝보 수공예품 '금은채수' 전시 코너

대구 세계육상대회 기간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한쪽을 지킨 부스가 있었다. 바로 중국 닝보의 무형문화재들을 전시하는 코너. 이곳에서 수작업에 한창인 치우 췬주(42'여)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금은채수(닝보 금은자수공예품) 계승자로 육상대회와 대구-닝보 자매도시의 날을 맞아 대구시 초청으로 지역을 찾았다.

이번이 처음 한국 방문이라는 그녀는 새삼 대구에 대해서 놀라고 있었다. "사실 그 전까지 대구에 대해서 거의 몰랐어요. 그런데 육상대회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죠. 대구시민들의 열정적이고 질서정연한 모습도 감동적이었어요. 세계적인 대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TV를 통해서 본 게 전부예요. 이런 큰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그녀는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지난달 27일 개막식을 현장에서 못 본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또 팔공산 동화사를 둘러본 소감도 이야기했다. "동화사가 중국 사찰과는 달리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더라고요. 시설도 깨끗하고요. 한국인들이 전통문화를 잘 보존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금은채수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로 국가적으로 상당한 가치를 가진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6월 중국 제3차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한나라 때부터 시작해 당나라 때 유행한 금은채수는 순금과 순은으로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만든다. 이 때문에 상당한 정성이 들어간다. 노리개 하나도 혼자서 작업한다면 1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당연히 고가다. "비싼 것은 몇 천만원에서 몇 억원에 이르죠. 노리개만 하더라도 10만원이 넘어갑니다."

치우 씨는 할머니로부터 이 기술을 배워 무형문화유산 계승자로 인정받았고 지금은 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 대표이기도 하다. "중국 문화를 알리고 대구시민과 교류하는 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다음에는 대구에서 제대로 된 전시회를 한번 갖고 싶어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