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백화점으로 인한 교통 불편 방관만 하나

입력 2011-08-27 08:00:00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반월당 일대가 점점 교통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일대와 약전골목 쪽 뒷길은 종로 쪽까지 밀린다. 동아쇼핑과 삼성생명 출입 차량은 달구벌대로 쪽으로 나서자마자 택시 승강장과 백화점 주차장 출입 차량에 막혀 끼어들기를 하지 않으면 진입이 어려울 정도다. 일대가 완전히 주차장으로 변한 셈이다.

백번을 양보해 자가용 운전자의 고통은 본인 선택이라 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은 더욱 심하다. 백화점 개점 전에 있던 버스 전용차로는 백화점 주차장 진입 전용차로가 됐다.

이 차로는 차단돼 있다. 수성구 쪽에서 반월당을 건너면서 차단되는 이 차로는 현대백화점을 완전히 지나서야 해제된다. 차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택시 승강장이 있고, 중간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버스가 다닐 수 있는 통로는 있지만 길게 늘어선 백화점 진입 차량 때문에 정류장에 세우려면 곡예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들락날락하는 버스 때문에 달구벌대로는 더욱 정체된다.

대구시는 버스 정류장의 혼잡을 막고자 정류장을 두 개로 나눴다. 하지만 승객이 거의 없는 노선 버스만 계산 오거리 쪽으로 옮긴 반면 승객이 많은 노선은 백화점 바로 앞에 그대로 두었다. 승하차가 많은 노선은 그대로 두었기 때문에 실제적인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이런 조치가 백화점을 찾는 시민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백화점 편의에 더 가깝다.

이러한 문제는 백화점 허가 때부터 예견한 것이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고, 해결할 능력도 없다. 백화점 개점 직전에 반월당네거리와 계산오거리의 일부 구간에서 좌회전을 허용한 것이 대책이었다. 지금은 예상보다 덜하다며 앞으로의 대책 마련에는 손을 놓은 상태다.

백화점은 소비성 서비스업이다.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말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고용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기업 유치와는 거리가 멀다. 이런 백화점을 위해 많은 시민의 불편을 외면하는 대구시의 행정은 이해하기 어렵다. 행정은 시민의 편에 서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대구시는 이 일대 교통 정책을 처음부터 검토해 시민의 불편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아니면 현대백화점이 대구 경제에 이바지하는 부분을 낱낱이 밝혀 불편을 감수해 달라고 홍보하는 편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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