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여호수아·전덕형·임희남 "400계주 우리도 있다"

입력 2011-08-24 07:41:51

육상 종목 중 남자 100m 못지않은 '백미'는 400m 계주다. 광속 대결을 볼 수 있는 100m의 묘미에다 주자가 바뀔 때마다 엎치락뒤치락 순위가 바뀌는 재미를 400m 내내 즐길 수 있어 짜릿함과 박진감이 넘친다. 특히 400m 계주는 선수 개인이 아닌 국가의 이름을 걸고 레이스를 펼치는 국가 대항전이라 긴장감과 보는 재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400m 계주는 팀원 간 호흡이 가장 중요한 경기로, 함께 달리며 알루미늄 재질의 바통(길이 30㎝, 무게 500g)을 주고받는 바통 터치가 승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계주 대표팀이 이번 대회 본선 진출을 노리며 집중 훈련하고 있는 것도 바로 바통 터치다.

이번 대회 남녀 400m 계주는 미국과 자메이카의 대결로 압축된다. 다만 남자 400m 계주의 경우 미국 남자 단거리 간판인 타이슨 게이가 고관절 수술로 대회에 불참하면서 심각한 전력 누수가 발생했지만 자메이카도 세계 최고 스프린터 볼트를 400m 계주 명단에 올리지 않아 자메이카의 우세를 섣불리 점치기 힘들다. 자메이카는 아사파 파월과 네스타 카터, 마이클 프래터 등을 내세워 대회 2연패를 노리고, 미국은 아테네 올림픽과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 100m 금메달의 주인공인 저스틴 게이틀린과 베이징 올림픽 100'200m 3위 월터 딕스 등이 명예회복을 벼루고 있다.

여자 400m는 예측불허다. 자메이카는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 셰론 심슨, 케론 스튜어트 등 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 멤버들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우승을 자신하고 있고, 미국도 현역 여자 단거리 선수 중 가장 빠른 카멜리타 지터와 마시벳 마이어스 등으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은 남자 400m 계주를 '10-10 프로젝트(10개 종목-10명 결선 진출)' 속에 포함시키는 등 결선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메달이나 본선 진출 가능 종목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 실정에선 400m 계주가 본선에라도 진출한다면 메달 입상 여부를 떠나 이보다 더 재밌는 볼거리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계주팀의 최고 기록은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2011 아시아그랑프리육상대회에서 기록한 39초04로, 23년간 묵었던 한국기록(39초43'1988년) 경신은 물론 자력으로 이번 2011 대구 대회와 2012 런던올림픽 기준 기록(39초20)을 동시에 통과하면서 출전권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최상급 선수는 없지만 김국영, 여호수아, 전덕형, 임희남 등 국내 단거리 선수들의 기량이 고른 것이 한국 계주팀의 장점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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