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쓰레기와 전쟁 선포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2층 관중석 입구. 환경미화원 2명이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벽면에 설치하고 있었다. 다른 1명은 '빈 도시락 수거장소'라고 적힌 안내문을 벽면에 붙였다.
이곳은 대회기간에 대량으로 배출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스타디움 구석구석에는 비닐을 덧씌운 투명 쓰레기통이 벽면을 따라 보기 좋게 정렬돼 있었다.
환경미화원 김모(50'여) 씨는 "지난 5월에 열린 대구국제육상대회는 하루 만에 끝났지만 쓰레기가 너무 많아 수거하는 데만 밤을 새울 정도였다"며 "이번엔 9일 동안 열리는 세계육상대회 때는 시민들이 성숙한 관람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시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세계육상대회가 친환경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와 조직위는 대회기간 동안 관중과 선수, 임원, 진행요원 등 45만4천 명이 하루 222t가량의 쓰레기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0.5㎏가량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만만찮은 양의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회 조직위가 준비한 것이 '클린업 타임' 제도다. 관객들에게 경기 전'후 및 휴식시간에 쓰레기 되가져가기, 분리수거 등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한다.
대구스타디움관리사무소 박종률 소장은"경기 전에 대형 전광판을 통해 자막으로, 경기 중에는 안내 방송을 수시로 내보내 쓰레기 정리 및 분리수거를 유도할 예정"이라며"경기 종료 후에도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시민들과 주변 정리를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대회 때 배출되는 쓰레기의 30%가 재활용쓰레기로 예상돼 분리수거에 힘쓰기로 했다.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부족해 관중들이 분리배출을 못했다. 이를 위해 시와 조직위는 컵라면 용기, 음료 캔, 생수 페트병 등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올 매점 12곳과 화장실 153곳 등 스타디움 곳곳에 215개의 투명쓰레기통을 집중 설치했다. 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진행요원, 자원봉사자 등 6천여 명이 매일 2천600개의 도시락 쓰레기를 배출할 것으로 보고 환경미화원들이 지정장소 25곳에 대기하며 즉시 분리수거해 쓰레기 정체를 막을 계획이다.
청소 인력도 한시적으로 늘렸다. 평소 50여 명에서 172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난 환경미화원들이 대구스타디움 6개 층과 야외 녹지대 구석구석에 투입된다. 이들은 오전, 오후 경기 시각에 맞춰 2교대 근무로 환경 미화에 힘쓸 예정. 또 대회 종료일인 9월 4일 이후에도 7일까지 대구스타디움 뒷정돈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종률 소장은 "쓰레기 처리시스템을 개선하고 청소 인력도 늘렸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대구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이라며, "2002 한일 월드컵대회, 2003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를 많이 경험했던 대구시민들이 이번에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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