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늘고 저축 줄어 경제 위협
가계 부채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해 2분기 800조원을 돌파한 가계빚이 1년 새 900조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가계 빚 급증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경우 미국'유럽발 재정 위기와 맞물려 우리 경제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의 '2분기중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876조3천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카드사 및 할부금융사 외상판매)을 합한 수치. 2분기중 가계 신용은 전 분기보다 18조9천억원 증가, 1분기 중 증가폭(10조4천억원)의 배 가까이 치솟았다.
가계부채 급증은 마이너스 통장 및 제2금융권 대출이 주도했다. 2분기 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조4천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 대출은 4조1천억원이나 증가했다.
또 서민들이 주로 찾는 비은행 예금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전 분기보다 2조5천억원, 카드사나 보험, 연금기금 등 기타금융 대출은 2조2천억원 불어났다.
여기에 가계 부채는 갈수록 불어나는 반면 저축은 오히려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 건전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 가계 부채는 경제'소득 규모로 따질 때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09년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53%(9위)로 OECD 국가 평균(134%)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은 가계 부채가 조정국면에 진입했지만 한국의 가계 부채는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가계 버팀목 역할을 해내는 저축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가계 저축률은 OECD 평균의 5분의 2 수준인 2.8%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고, 1990년 이후 가계 저축률 하락 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계 부채 해소를 위해 우리 정부가 대출자의 소득 확인을 강화하고, 은행 예대율을 일정 수준까지 억제하면서 카드사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빚 급증은 은행 부실로 이어지기 쉽고, 은행 부실은 원활환 자금 공급을 막아 국내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 등 소득 증가 여건을 마련해 가계 부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해 부채 상환 여건을 마련하고,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조치 역시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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