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한나라 사무처 핵심 4인…김외철·이원기·권순일·이동주

입력 2011-08-06 07:03:22

"멀어진 TK민심 되돌려 반드시 정권 재창출"

김외철 원내행정국장과 이원기 행정실장,권순일 정책국장(왼쪽부터)이 국회의사당 본관앞에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구호를 내보이고 있다. 원내는 이동주 기획조정국장.
김외철 원내행정국장과 이원기 행정실장,권순일 정책국장(왼쪽부터)이 국회의사당 본관앞에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구호를 내보이고 있다. 원내는 이동주 기획조정국장.

한나라당 사무처에 TK 시대가 열렸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새로 출범한 홍준표 대표가 7월 20일 단행한 사무처 인사에서 대변인 행정실장과 기획조정국장, 원내행정국장, 정책국장 등 4대 핵심보직에 대구경북 출신 당료들이 포진하게 된 것이다. 대변인 행정실장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대 언론관계의 첨병역할을 맡고 있고, 기획조정국장은 공천은 물론이고 총선과 대선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중의 핵심보직이다. 또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 간 격돌이 예상되는 국회 내 한나라당의 실무를 맡고 있는 원내행정국장과 총선과 대선 공약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정책국장 역시 중요한 자리다.

이동주 기획조정국장(46)은 "주요 포스트에 어느 지역 출신이 있다고 해서 당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본다"며 "총무국장과 조직국장, 여성국장 등도 중요한데 다 영남출신이나 호남출신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외철 원내행정국장(44)은 "정치는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이지 우리는 의원과 당이 정치를 잘할 수 있도록 PD 같은 전문성을 갖고 역할을 다하도록 해줄 뿐"이라면서 "총선'대선을 앞두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라인업을 짠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 국장과 김 국장, 이원기 행정실장(46), 권순일 정책국장(45) 등 한나라당 사무처 핵심포스트에 대구경북 출신 당료들이 4명이나 포진하게 된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당의 최대핵심보직인 기조국장을 지난해 김외철 국장이 맡은 데 이어 TK출신인 이 국장이 이어받은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2002년 대선 이후 10여 년 만이다. 당이 홍준표 대표 체제가 되면서 친박계 위주로 재정비되고 있는 것과도 관계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들 당료들을 친이와 친박 등의 계파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대구경북에 기반을 갖고 있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대구경북 정서를 잘 알고 있다.

실제 이 국장이나 권 정책국장 등은 박 전 대표가 당대표를 맡던 시절 보좌역을 지냈다. 그후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은 대표적 친박계 당료로 분류됐다. 이 행정실장과 김 원내행정국장도 박 전 대표는 물론이고 강재섭 전 대표와도 가깝다.

이 실장과 김 국장은 "사무처에서 다소간의 친소관계는 있을 수 있지만 친이와 친박이라는 계파구분은 의미가 없다"며 "사무처는 제 목소리를 내는 조직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 사무처는 당과 당소속 국회의원들의 정치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이지 직접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 국장은 "(나보고)친박이라고 말들을 한다"면서 "친이와 친박이라는 계파의식이 강했을 때 친이 쪽에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박 전 대표 보좌역을 지낸 나를 찍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들에게 총선 전망을 물었다.

이 국장은 현재 당지도부가 총선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에 대해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현상을 정확히 보자는 의미는 있지만 총선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김 국장은 "단순하게는 불리하다고 전망할 수 있지만 선거는 늘 시계추처럼 균형을 보여왔다"며 '시계추론'을 내놓으면서 "이번에 역동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젊은 지도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행보를 한다면 미리부터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권 국장은 "위기의식 속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변화의 모멘텀이 마련됐다"며 "정권재창출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 나간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원기 실장은 대변인 행정실장을 맡은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홍 대표가 사무처 인사에 앞서 당직자 인사 때 먼저 인선해서 발표할 정도로 대언론관계의 적임자로 차출된 것이다. 이 실장은 경북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나설 때 소 한 마리를 직접 몰고 나와 선거운동을 한 사연이 회자될 정도로 우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1990년 민자당 대구시당 조직과장으로 정당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청춘을 바친 한나라당이 대구경북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 애잔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 국장은 홍준표 대표의 신임을 받고 있다. 2008년 홍준표 대표가 원내대표로 활동할 때 원내행정국장을 맡아 호흡을 맞췄고 이번에 홍 대표가 대표최고위원에 취임하자 기조국장으로 기용되면서 최측근의 면모를 과시했다. 문경이 고향인 그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영남대를 졸업하고 1991년 민자당 사무처 공채 1기로 당료의 길에 접어들었다. 경북도당 사무처장도 지낸 그는 조직을 관리하는 쪽에 오래 있어서 조직관리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대표와는 영남고 동문이다.

김 국장 역시 이 국장과 같은 민자 1기다. 전략기획국장, 기조국장 등을 지낸 '전략통'이다. 달성고와 경북대를 졸업했다. 그는 "대구경북 출신 사무처 당료는 야당시절에도 당을 지켜왔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당료들도 한나라당은 우리가 지켜왔고 앞으로도 당을 지키겠다는 것은 박 전 대표를 통해 정권창출을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권 국장은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회여서 국정감사와 법안 등 정책국이 뒷받침해줘야 할 일이 많다"며 "TK출신(사무처)은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영천이 고향인 그는 능인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중앙당에서 홍보국장, 전략기획국장을 지냈다.

서명수기자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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