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는 기사도가 있 듯, 일본에는 무사도(武士道)가 있다.' 니토베 이나조(1862~1933)의 '일본의 정신, 무사도'의 서문은 우스꽝스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1900년 미국에서 출간되자 단번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무사도는 '충성과 명예를 가다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다"는 숭고한 개념인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가 국제연합 사무차장 시절 '일본인은 청소년 교육을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고심 끝에 서양의 기사도에 빗대 일본에는 없던 '무사도' 개념을 만들었다. 1862년 오늘, 무사 집안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한 엘리트에 퀘이커 교도인데도 엉뚱하게도 '무사'를 '칼로 수양하는 계급'으로 미화한 것이다.
원래 사무라이는 전쟁 전문가였지, 충성, 명예같은 유교적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메이지유신 전만 해도 봉록을 주는 영주에게만 충성했을뿐, 왕(덴노)이 있는지도 몰랐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정적을 암살하거나 등 뒤에 칼 꽃기를 선호하는 집단이었다. 그 '자랑스런' 무사도가 예전에는 힘없는 나라를 침략해 양민을 학살하고, 최근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없이 남의 땅을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논리로 쓰이니 웃기는 노릇이다. 무사도는 말장난이다.
박병선(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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