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다른 기단 만나 폭우…남부, 전형적 게릴라성 호우
26, 27일 서울과 동해안, 부산 등지에는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대구경북은 햇볕이 쨍쨍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26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500㎜ 가까운 '물 폭탄'이 쏟아졌고, 부산과 경남에서도 27일 하루 평균 245㎜의 비가 내려 주택과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역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대구는 이틀 동안 열대야 현상마저 나타났다. 대구경북만 쏙 빼놓고 중부와 남부지방에 강한 비구름대가 분포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보인 것이다.
통상 중부지방에서 시작한 비구름대는 점차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순차적으로 비를 뿌리거나, 아예 북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상 전문가들도 이번 폭우처럼 대구경북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중부와 남부지방에 동시에 내린 폭우의 원인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기단이 만나면서 빚어진 현상이고, 남부지방에 내린 비는 지형적인 특성에 따른 폭우라는 것.
중부지방의 경우 북서진하던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남동쪽으로 움직이던 차고 건조한 기단이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만나면서 폭우가 쏟아졌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더 강했으면 북쪽으로 밀고 올라갔겠지만 두 기단의 힘이 비슷해 중부지방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바람에 큰 비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남부지방에 내린 폭우는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된 상태에서 강한 남서풍을 타고 유입된 습한 공기가 대기 중'하층의 건조한 공기와 부딪치면서 좁은 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대구경북 이남에 내린 비는 습한 공기가 남부지방의 산맥을 따라 빠르게 상승하면서 기존의 건조한 공기가 만난 것으로 전형적인 게릴라성 호우 양상을 보였다"며 "이 때문에 중부지방과 남부지방 사이에 끼인 대구경북은 이번 폭우에서 운 좋게 피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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