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방문 결정 '미적'…"실질적인 조사 별여야"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립의혹을 처음 폭로한 전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54) 씨가 24일 방한한 가운데 그가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내 고엽제의 정확한 매립 위치를 지목할 수 있을지와 앞으로 미군 측이 어떤 대응방안을 내놓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월 미국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캠프 캐럴 내 헬기장에서 가까운 기지 뒤쪽에 드럼통을 묻었다"고 밝힌 스티브 하우스 씨와 "1960년대 말 임진강에 고엽제를 무단 방류했다"고 말한 전 미군 장교 필 스튜어트 씨가 24일 오후 함께 입국해 오는 27일 캠프 캐럴을 방문할 예정이다.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는 "아직 미8군에서 하우스 씨의 기지 내 방문에 대한 허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미군이 방문을 불허한다면 캠프 캐럴 주변 고지대에 가서라도 매립 지역을 지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 주민들은 "미군이 하우스 씨의 캠프 캐럴 내 출입을 즉각 허용하고, 그가 기지 내로 들어가 고엽제 등 드럼통 매립지점을 정확히 찾아낼 경우 이곳에 대해 지금까지의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닌 굴착 등의 실질적인 조사를 벌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민들은 하우스 씨가 캠프 캐럴에서 근무한 1978년 당시에 비해 33년이 지난 현재의 캠프 캐럴 안팎의 환경은 전혀 딴 모습으로 변해 하우스 씨가 기지 내부가 아닌 주변지역에서 매립지점을 찾는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기지 내 방문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 박모(50) 씨는 "어릴적 캠프 캐럴 주변 산에 소를 먹이려 자주 올 당시 영내에 건축물이 별로 없어 헬기장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는데, 지금은 각종 건축물과 훈련장 등이 꽉 들어차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하우스 씨가 당시의 기억을 제대로 되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우스 씨 등은 25일 오후 2시 국회에서 민주당'민주노동당 대표와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엽제 매몰 의혹과 관련한 증언을 하고, 26일에는 고엽제가 무단 방류된 곳으로 꼽힌 임진강변과 의정부 일대 미군기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어 27일에는 캠프 캐럴을 방문해 자신이 주장한 고엽제 매몰 지역 등을 직접 지목하고 지역주민 등에게 사과할 계획이다. 또 28일에는 강원 춘천 미군기지 캠프 페이지와 인천 미군기지 캠프 마켓을 각각 둘러본 뒤 다음날 출국한다.
현재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의혹과 관련한 한미공동조사단은 기지 내 헬기장 외 또 다른 매몰 의심지인 헬기장 인근 D 구역과 유독물질을 쌓아 두었던 41구역에 대한 지구물리탐사를 진행 중이다. 캠프 캐럴 내 헬기장 구역에서 채취한 토양샘플의 분석결과는 8월 말쯤 나올 예정이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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