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의 실험' 성공할까…지역 우수학생유치 총력

입력 2011-07-19 10:27:57

올 수시 수능우선선발제 첫 도입…수성구 고교생 주 타깃

경북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입시제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2012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이 다음달로 다가온 가운데 경북대는 이번 수시부터 AAT(대학진학적성검사)와 수능우선선발제도를 처음 도입, '지역 우수 학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첫 도입된 '수시 추가 모집'이 지역 우수학생들의 수도권 유출을 얼마나 막을지 주목된다.

◆수성구 학생, 얼마나 잡을까

올해 3천310명(총 정원대비 61%)을 선발하는 경북대 수시모집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수능우선선발제도와 AAT의 첫 도입이다.

수능우선선발로는 일반전형Ⅰ(1천476명)과 일반전형Ⅱ(1천101명)의 절반인 1천280명을 뽑는다. 언어'수리'외국어 중 2개 영역이 일정 등급을 넘어야 하므로 경북대는 수능 성적 우수학생 선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능 시험에 강한 도시 학생, 특히 수성구 고교생이 주 타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영어교육과, 경상대 전 학부, 수의예과, 수학교육과 등 경북대의 전통 인기 학과 경우 2개 영역이 각 2등급 이상 돼야 한다. 물론 최종 선발은 학생부 성적이나 AAT성적으로 좌우되지만 지원 자격에 부합하는 대상자가 한정돼 지원자들의 합격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대는 지난해까지 '수능은 최저학력기준으로만 활용하라'는 교과부 지침에 따라 수능우선선발제도를 채택하지 않았다.

경북대 관계자는 "이전까지 경북대는 수성구 상위권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전형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수능에 자신이 있다면 수능우선선발전형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논술 폐지에 따라 첫 도입된 AAT도 올해 경북대 입시의 변수다. 일반전형Ⅱ 지원자 경우 총점 500점 중 AAT 배점(400점)이 학생부 성적(100점)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AAT가 당락을 좌우한다. 논술 준비나 평소 교과 심화학습을 착실히 한 수험생들에게 유리하다. 지난해까지 치러진 논술시험이 20대1에 육박한 경쟁률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AAT에서 어느 정도의 지원율을 확보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지역 간판 국립대, 자존심 회복할까

수시 추가모집도 경북대 입시의 중요한 변수다. 올해부터 수시 미충원을 뽑을 수 있는 별도의 추가모집 기간이 대학들에게 주어지면서 지역 학생들의 '도미노식' 수도권 유출이 심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원자들의 점수대가 수도권 대학과 많이 중복되는 경북대가 대표적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2011학년도 경북대 수시 등록률은 72%로 나머지 28%가 등록을 포기하고 수도권으로 갔다. 이런 현실에서 수시 추가모집이 시행되면 수도권 유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경북대 '대표 학과'부'의 선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 취업 보장을 내걸고 문을 연 '모바일 공학과'와 4년 전면 장학금을 내건 '글로벌 인재학부'는 지난해 입시에서 지나치게 높은 자격기준 때문에 모두 미달(자연계)되는 낭패를 봤다. 글로벌 인재학부는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 4개 합이 6등급, 모바일 공학과는 수리 가 1등급을 요구하고 있는데,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학과에 맞먹는 수준이었기 때문.

경북대 측은 "글로벌 인재학부 경우 지원기준은 유지하되 총 정원을 60명에서 40명으로 줄여 미달사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AAT나 수능우선선발이 내신은 불리하지만 수능에는 강한 수성구 수험생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것으로 본다. 특히 AAT경우 예전 논술에 비해 부담이 적다는 측면에서 지원율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수시 추가모집은 지방대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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