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D-40…단체입장권 '사표' 막아라

입력 2011-07-18 10:41:23

전체좌석 예매의 90% 차지…경기 당일 텅빈 관중석 우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40일 앞으로 다가온 18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수성동 2가 대구은행 본점 앞에서 하춘수 행장을 비롯한 대구은행 임직원들이 대회 관람 및 입장권 구매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시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가 90%가량 차지하는 단체예매표의 '사표'(死票) 가능성 때문에 관람석 채우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체표를 구입한 대학, 기업, 기관단체도 표처리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세계육상대회 입장권 1천500장을 구매한 지역의 모 대학은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장권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가졌다. 대학본부를 찾는 학생들에게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나눠주겠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지만 대학본부를 찾은 학생은 고작 34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대학 측은 적잖이 당황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이 세계육상대회에 이 정도로 무관심할 줄 몰랐다. 앞으로는 1인 2장씩 나눠줄 계획까지 짜고 있다"고 했다.

입장권 8천 장을 구매한 대구 수성구청도 표를 공무원과 구민들에게 배정했지만 표를 받은 시민 모두 경기장에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구청은 입장권을 지원한 저소득층 2천11명을 위해 관광버스를 운행할 계획이고 국내 자매도시에 건넨 2천500장은 해당 시'군에서 관중 동원을 책임지도록 했다.

대구시와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도"역대 어느 대회보다 많은 표를 팔았지만 대부분 단체구매여서 실제 경기 때 경기장이 텅텅 빌까 걱정"이라고 했다. 실제 올해 5월 세계육상대회 최종 리허설격인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때도 3만여 장을 팔았지만 실제 관중 수는 절반에도 못미쳤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17일 현재 예매율은 74.1%로 33만6천 석이 팔렸다. 2007년 오사카대회(49%)와 2009년 베를린대회(70%)의 최종 판매량을 넘어선 결과. 하지만 예매표의 90% 이상이 50표 이상을 구입한 단체관람표다.

2천 장을 구매한 뒤 5월부터 고객들에게 표를 사은품으로 나눠주고 있는 백화점 한 관계자는"육상대회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이 입장권을 받아갔겠지만 솔직히 공짜표라 경기장에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직접 돈을 내고 구매하면 대부분 경기장을 찾겠지만 무료로 표를 얻은 시민중에는 표를 그냥 묵히는 경우도 적잖다. 대구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대회 조직위는 이달 말쯤 단체관람표를 구매한 기업'기관'단체의 구매담당자를 모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경기관람을 독려하는 편지'문자메시지 발송, 단체 수송 편의 제공과'시민 한 명당 한 경기 관람하기', '이웃에게 표 나눠주기' 등 다양한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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