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초체력 탄탄 위기 오래가지 않아"
그리스에서 점화된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연합(EU) 국가로 번질 조짐이다. EU 수뇌부가 연일 그리스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자 위기감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탈리아 위기는 그리스 문제와 여러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다며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로 옮아붙고 있지만, 경제의 기초체력이 탄탄해 위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탈리아에 대한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은 "호들갑 떨 필요 없다"는 것이다.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낮은데다 국채 수익률도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 대신증권은 "그리스, 아일랜드 등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이 재정위기와 부채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어 사태 해결 어려움이 있는 반면 이탈리아의 경우 부채 문제에 국한돼 있다"며 "이탈리아 국채의 56%를 자국 내에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외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낮은 국채 수익률도 이탈리아의 채무위기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그리스, 아일랜드 등이 채무 불이행 우려로 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 국채 수익률은 모두 8% 이상이었지만 현재 5% 수준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이자 부담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
국제금융센터도 13일 '이탈리아 국가신용 우려 확대의 원인과 평가' 보고서에서 "이탈리아 위기의 원인은 정부부채 과다 및 성장정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리스 해법 논의 지연 및 긴축정책을 둘러싼 이탈리아 정부 내 이견 등이 부각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탈리아 국채 낙찰금리는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이탈리아 국채 5년물의 낙찰금리는 4.93%로 지난 2008년 6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6월 14일 직전 매각 금리였던 3.9%보다 1%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한편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내정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유럽 재정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으며 정책당국자들이 위기의 전이를 막으려면 명확한 대응을 내놔야 한다"며 "다른 많은 유로존 국가와 달리 이탈리아 경제는 견고한 은행시스템과 실업률 하락이라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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