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식] 닭백숙·보신탕·홍소갈비

입력 2011-07-07 14:52:51

땅심으로 꽉 채운 전통 음식…삼복도 잠재우다

◆닭백숙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달릴 때 닭백숙 한 그릇이면 그만이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삼거리 수성소방서 건너편 '서풍지'(053-781-7942)에 가면 구수한 닭백숙을 맛볼 수 있다. 이 집의 특색은 닭고기 맛 자체가 우수하다는 것. 국립축산연구원에서 품질 개량한 중간 크기의 토종닭을 가져와 이곳에서 키운 뒤 손님상에 바로 올린다. 닭고기 자체가 쫄깃쫄깃할 뿐 아니라 퍼석퍼석한 가슴살도 연하게 찢어질 정도로 부드럽다. 콜라겐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닭백숙을 손으로 뜯어 먹으면 몸보신이 절로 되는 느낌이다.

또 다른 특색은 한약재를 많이 쓰지 않는다. 닭고기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닭 특유의 냄새만 제거해주는 음나무, 황기 등만 가미한다. 닭백숙에 딸려 나오는 밑반찬도 주인장의 정성이 듬뿍 들어 있다. 식당 옆 텃밭에서 손수 기른 배추, 부추, 호박, 오이 등을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입 안 가득 느낄 수 있다.

닭죽 또한 건강식이다. 찹쌀에 녹두, 은행, 밤, 검정깨, 호두, 해바라기씨 등을 넣어 만든 닭죽은 보기만 해도 건강이 샘솟는다. 찹쌀밥은 소화도 잘되기 때문에 포만감 있게 먹어도 괜찮다. 주위 풍경 또한 도심 속 정원 같다. 연꽃이 핀 호수에 물레방아가 돌고 주위는 푸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닭백숙 소(小) 4만원, 중(中) 4만5천원, 대(大) 5만원.

◆보신탕

동의보감에 보면 '삼복에 마늘을 넣고 삶은 개고기를 구장(狗醬)이라 해 먹고 땀을 빼면 더위가 가셔 몸을 보양하는 효과가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폭염과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 보신탕이 제격이다.

30년 전통의 청도식당(대구시 중구 종로2가'053-256-7778). 이 집은 구미 해평에서 기른 1년 미만 25㎏ 정도 되는 누렁이만 고집한다.

부위별로 잘 장만한 것을 1, 2시간 흐르는 물에 담가 핏물을 완전히 뺀다. 그 다음 펄펄 끓는 물에 갈비를 통째로 넣고, 소주·조선된장·생강·감초 등을 넣어 누린내를 없앤다.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을 내는 한약재를 넣어 2시간 정도 푹 삶는다. 손님상에 낼 때는 전골냄비에 갈비 한쪽과 인삼'대추 그리고 껍질을 약간 섞어준다. 껍질은 물컹하면서도 씹을수록 야들야들한 맛이 일품이다.

이 집 보신탕은 '실 개장국'이라 하여 고기를 일일이 손으로 실처럼 찢고 토란, 생강, 대파, 들깨가루, 고춧가루를 넣어 맛이 걸쭉하고 뒷맛이 깔끔해 젊은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수육도 뒷다리 부분은 사용하지 않고 목살과 배받이살, 앞다리 쪽만 올린다. 그래서 적당히 기름기가 있고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탱탱한 살이 쫄깃하다.

보신탕 8천원, 진국 1만원, 전골(1인분) 1만3천원, 수육 소(小) 2만5천원·대(大) 3만5천원, 특미 토종개갈비찜 8만원.

◆'홍소갈비'

동보성(대구시 수성구 범어동·053-742-6888)에 가면 '홍소갈비'(紅燒排骨'홍사오파이구)로 원기를 보충할 수 있다. 홍소갈비는 중국의 전통 보양식인 홍사오러우(紅燒肉·홍소육)를 우리의 입맛에 맞게 재탄생시킨 것이다. 원래 홍사오러우는 돼지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설탕과 기름을 넣어 거무스름한 색깔이 날 정도로 푹 익힌 찜 요리다. 중국의 유명한 시인 소동파가 원조이며 모택동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집은 돼지고기 대신 송아지 갈비를 쓴다. 팔각·한천 등 8가지 한방재료를 5시간 정도 곤 것을 갈비와 함께 불에 볶아낸다. 굴 소스·야채 즙에 브로콜리·피망·은행·표고버섯·옥수수 등 각종 재료를 넣어 내놓는다. 송아지 갈비의 담백함과 신선한 해물로 만든 소스가 입안에서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룬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여름철 스태미나 증진에 좋다. 4인 기준으로 한 접시(5만원)면 넉넉하게 맛볼 수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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