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피겨퀸 김연아, IOC 위원들의 환호 끌어낸 요정"

입력 2011-07-07 08:19:59

'피겨 여왕' 김연아(21)는 한국이 낳은 보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6일밤 남아공 더반의 최고 스타는 당연히 피겨퀸 김연아. 김연아는 더반에 도착한 지난달 30일부터 자크 로케 IOC 위원장이 '펴~엉창'을 발표하는 최종 순간까지 일주일 내내 100명이 넘는 국내외 기자들을 몰고 다닐 정도로 관심 인물이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다 화제였다.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때 김연아의 이름이 호명되자 장내는 순식간에 피겨퀸을 보러온 팬들의 광장처럼 휘파람 소리가 나왔고, 앞다퉈 기념사진을 찍는 모드로 진입했다. 그것도 IOC 위원들이 김연아 사진을 찍기 위해 셔터를 눌렀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위 홍보대사 김연아 전략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김연아는 지난 5월 본격적으로 평창 유치전에 합류했다. 유치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의 인기를 바탕으로 IOC 위원들의 호감을 얻자는 전략을 세웠다. 효과는 최고였다.

김연아는 총회에 앞서 진행된 두 번의 브리핑에서 유창한 영어로 평창 올림픽의 필요성을 역설해 IOC 위원들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 지난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있었던 테크니컬 브리핑에 참석한 영국의 크레이그 리디 IOC 위원은 "김연아가 평창올림픽 유치활동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다"며 "그녀의 발표는 환상적이었다. 평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에 꿈을 심자는 평창의 캐치프레이즈와 김연아의 활동, 그리고 평창 현지에서 수년간 눈이 오지 않는 아프리카 등지의 유소년들을 데려와서 겨울 스포츠를 연수시키는 드림 프로젝트와의 궁합은 환상이었다.

김연아는 더반 현지에 와서는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인 아프리카에 희망을 전하는 활동을 펼치며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스케이트를 신고 남아공 피겨 꿈나무 20여명을 만나 동작 하나하나를 가르쳤고 자신을 찾아온 남아공의 피겨 선수 타마라 제이콥스를 만나 "열심히 하라"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또 남아공 현지 신문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소외지역에 올림픽의 가치가 전파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의 기고도 했다. 깜찍하고, 담대하고, 적확한 활동이었다.

밴쿠버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이승훈·이상화(이상 스피드스케이팅)와 함께 유치위 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했다. '삼세판'이라는 도전의 절박함 때문에 유치위 분위기가 결코 밝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김연아의 합류는 동화속 요정의 역할 처럼 평창 분위기를 업업업 시켰다.

김연아는 본인이 밝힌 "실수를 하면 어쩌나'하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오마쥬 코리아라는 작품으로 이미 조국에 대한 사랑, 낳아준 대한민국의 땅에 감사하는 마음을 만천하에 보였던 김연아의 완벽하고 진정성을 띤 모습은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동안 김연아는 잠시도 짬도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하루 2시간씩 전문 컨설턴트의 지도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손짓하나 시선 한곳까지 IOC 위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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