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이 희망이다] <2>산사태 막아야 사람도 안전

입력 2011-06-29 11:03:38

잦아진 홍수, 숲은 1차 방어선

남부지방산림청은 올해 장마가 일찍 시작된 데다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산림재해로부터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지역주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재진기자
남부지방산림청은 올해 장마가 일찍 시작된 데다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산림재해로부터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지역주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재진기자

장마가 예년에 비해 10일가량 일찍 시작됐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올해 강우량은 평년보다 20% 이상 많고 장마기간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면서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져 각종 재해 발생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처럼 각종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강수량 변동 폭이 커지면서 산사태에 약한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철저한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을 지켜주는 숲과 사람의 노력 필요

산림청이 최근 10년간 산사태 발생을 분석한 결과 1980, 1990년대 300㏊ 내외였던 피해면적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 713㏊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매년 연평균 강수량(약 1천300㎜)의 70%가 하절기에 집중돼 상당한 수준의 대비 체계가 마련돼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지적인 집중호우로 대응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처럼 집중되는 호우에도 숲이 국토 면적의 64%가 되는 우리나라는 1차적으로 홍수조절을 해주고 각종 토사유출을 방지해 준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약 73조원이며, 이 가운데 여름철 산사태 등과 직접 연관 있는 수원함양기능과 토사유출기능, 토사붕괴억제기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잘 조성되고 가꾸어진 숲은 빗물량의 공급시기를 조절해 물로 인해 야기되는 각종 산사태 등의 피해를 완화시켜 주는 거대한 저수지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 숲이 머금은 물의 양은 전체 수자원양의 약 15%인 190억t에 달한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 최대 저수량의 약 7배다.

◆영남지역 산림재해 반드시 막는다

남부지방산림청은 지방 산림청과 5개 국유림관리소에 '산림재해방지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지난달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5개월간 운영에 들어갔다.

그동안 남부청은 영남지역 산지전용지 142건 80㏊, 숲가꾸기 사업지 7천288㏊, 임도시설지 958㎞, 사방댐 124개, 사방지 408㏊에 대해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대비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2011년 여름철 산림재해(풍수해) 예방 종합대책'에 따라 조치를 앞당겨 완료했다.

또 작년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과 관련, 가축 매몰을 위한 국유림 대부지에 대한 매몰지 상류지역 산사태 우려 여부 등을 관련 전문가와 중점 점검했다.

이달 22~26일 내린 집중호우 이후에는 즉각 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피해발생 지역에 대한 상황 조사와 응급복구를 벌였다.

이와 함께 남부청에서는 수해 및 산사태 예방에 탁월한 사방댐 시설을 늘려나가는 데도 힘쓰고 있다. 사방댐은 계곡 상류에서 발생한 산사태 등으로 입목과 토사가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남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남부청은 기존에 시설된 124개의 사방댐 외에 올해 34개의 사방댐 시공을 지난주까지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사방댐의 복합적 기능 발휘에 최선

지난 2008년 7월에 내린 집중호우(일일 최대강우량 198.5㎜)로 봉화군 춘양면 물야리에서 석포면 석포리까지 띠를 형성하며 산사태 80㏊, 임도피해 15㎞, 복구액 140억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방댐이 있던 봉화군 춘양면 애당리와 춘양면 도심리 하류 계곡에는 주택 및 농경지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효과가 입증됐다.

피해를 완벽히 예방하지 못하더라도 피해 규모를 크게 줄인 것. 이와 함께 사방댐이 없었던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도 하류 계곡 주변 주택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피해 발생 1개월 전에 상류에 사방댐을 시설해 토사 등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을 막고 계곡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 피해를 줄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남부청은 앞으로 사방댐의 시설목적을 단순히 산림재해 예방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봄'가을철 산간지역의 산불진화 취수원으로 활용해 산림자원을 보호할 계획이다.

또 사방댐이 산간오지 주민의 부족한 생활용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주민생활에 편의를 제공하는 등 복합적 기능을 발휘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환경친화적인 식생사방댐 보급에도 나선다. 이 사방댐은 고여 있던 사방댐 하층수를 정화하고 식생홀을 내부에 삽입, 덩굴식물 등을 식재해 댐을 녹화함으로써 회색 콘크리트로 경관을 망친다는 기존 인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성현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올해는 장마가 일찍 시작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각종 산림재해로부터 소중한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지역주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산림재해 취약지 위주로 점검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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