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런 性상담] 약물부작용에 의한 성기능장애

입력 2011-06-23 16:13:10

나이가 들면 약의 힘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의료보장이 잘된 구미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이젠 노년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복용하고 있는 약들이 한주먹은 될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 고혈압'당뇨'관절염'만성 위염'간질환 등은 한 가지 질환만 가지고 있어도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3, 4가지나 된다. 중년 이후 부쩍 증가하고 있는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도 떳떳이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서 약물 복용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정제 알약으로 조제된 각종 영양제'항산화제'비타민제'질병예방치료제도 많이 복용하고 있다.

이런 각종 성인병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성기능장애가 유발되기도 하는데 보고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최대 25%까지 약물부작용과 연관이 있다. 약물부작용으로는 성욕감퇴'발기부전'사정장애 및 여성형 유방 등이 있다. 초래하는 기전을 보면 중추신경계에 심한 진정작용을 하는 약물들은 성욕과 발기력 및 오르가슴의 감소를 초래하고 말초신경에 영향을 주는 약물은 발기부전과 사정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약물복용에 의한 성기능장애의 특징은 다른 동반 질환 또는 함께 복용하는 다른 약 때문에 정확한 원인 약물을 밝혀내는 것이 어렵다. 이 때문에 각종 약물을 처방할 때마다 성기능장애 문제를 고려해야 하고 환자에 대한 면밀한 진찰이 필요하다. 가령 현재 처방되고 있는 대부분의 항고혈압제가 발기나 사정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각각의 약에 의한 부작용과 그 발생빈도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고혈압인 경우 10%가 진단 당시 이미 발기부전을 호소하고 있고 또한 고혈압으로 진단받음으로써 부가적인 불안감이나 우울증이 야기될 수 있다. 또 이로 인한 발기부전과 연관성이 있는 기질적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항고혈압제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항고혈압제 복합요법을 사용하는 환자에서는 어느 약물에 의해 성기능장애가 발생했는지를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면 고혈압치료에 함께 사용하는 이뇨제만 하더라도 성욕감퇴'발기부전이 발생한다고 한다. 습관성약물은 최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다 복용하거나 장기간 사용 시 역시 성기능저하를 유발한다. 장기간 음주나 흡연도 습관성 약물복용과 동일하게 간주되며 발기부전의 빈도가 2, 3배 높게 나타나므로 금주'금연이 중년 성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박철희 (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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