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싱글맘 "희망가게 덕분에 '희망' 얻었어요"

입력 2011-06-16 10:51:50

아름다운재단 여성가장 자립 지원프로그램

한부모 여성가장의 자립을 돕는 희망가게가 성공을 거두면서 싱글맘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한부모 여성가장의 자립을 돕는 희망가게가 성공을 거두면서 싱글맘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희망가게를 통해 정말 희망을 얻었어요."

7일 오후 5시 대구 달서구 한 피아노 학원. 학원 안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피아노 소리로 가득했다. 김은영(가명'40'여) 씨는 밝은 표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김 씨는 "지금 이렇게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 씨는 절망 속에 살았다"고 털어놨다. 1억원의 빚을 안고 홀로 초등학생 딸아이를 키우는 김 씨에게 세상은 너무도 가혹했다. 지금은 월수입 500만원의 어엿한 사업가가 됐다. 친정언니의 소개로 만난 '희망가게' 덕분. "혼자서는 못했을 거예요. 용기내서 지원한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거죠."

'희망가게'가 싱글맘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희망가게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가장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창업자금 대출뿐 아니라 창업컨설팅, 법률, 세무 등 프로그램 지원으로 실질적 자립을 돕고 있다.

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의 후원을 받아 아름다운재단이 펼치고 있는 사업이다. 대구'부산 지역에는 사회연대은행이 위탁받아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이 맡고 있는 대구와 부산의 희망가게는 현재 11개. 미용실, 식당부터 학원까지 업종은 다양하지만 모두 성공적이다.

김 씨도 희망가게를 만나기 전까지는 어려운 생활을 겪었다. 친오빠가 김 씨의 명의로 빌린 돈 1억원을 탕진하면서 끊임없은 빚 독촉에 시달렸다. 결국 운영하던 피아노 학원을 정리한 뒤 남편과도 이혼하고 10년간 홀로 딸을 키우며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다시 일어서려고 창업 자금을 알아봤지만 신용불량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때 희망가게가 김 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은행이고 금융기관이고 번번이 퇴짜를 맞아 1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으로 딸과 생활하고 있었죠. 아직은 월세방에 살고 있지만 빚이 조금씩 주는 걸 보면 살맛이 나요"

자금 지원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철저한 사후 관리를 해주는 것이 희망가게의 성공 요인이다. 창업 지원부터 사후관리까지 전문가가 참여해 여성가장을 돕는다. 사회연대은행 관계자는 "면접을 볼 때부터 창업전문가를 투입해 창업 의지와 성공할 수 있을지를 정확하게 평가한다"며 "상권분석도 철저히 해서 다들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립에 성공한 여성가장들이 꼽는 희망가게의 성공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심리적 안정감이다. 담당 사회복지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창업 여성을 위해 아이들의 교육까지 무상으로 지원한다. 또 희망가게 가족들 간에 모임도 꾸준히 가지면서 유대감 형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희망 가게를 운영하는 한 싱글맘은 "같은 상황을 겪은 사람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사업을 통해 자립에 성공한 여성가장들은 상환절차를 밟는다. 상환된 돈은 다시 희망가게 사업에 투입된다. 성공한 싱글맘이 또 다른 싱글맘의 자립을 돕는 구조다. 대출금 상환율도 84%로 높은 편이다. 사회연대은행 류주연 팀장은 "자립해서 당당하게 사는 여성가장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며 "여성가장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회연대은행에서는 2011년에도 희망가게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접수기간은 이달 30일까지다. 대상자로 선발되면 최대 4천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는다. 자세한 자격요건이나 구비서류는 사회연대은행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알 수 있다. 문의 053)742-9637.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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