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에선 지역민 누구나 공부할 수 있어요"

입력 2011-06-14 07:23:58

김남선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장·대구대 교수

대구대 김남선 교수는 대학이 지역주민에게 봉사하는 평생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대 김남선 교수는 대학이 지역주민에게 봉사하는 평생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대학은 연구'교육 기능에만 관심을 두면서 엘리트 의식에 젖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대학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 눈을 돌릴 때입니다. 지역주민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평생교육 기관으로의 변화 시도가 절실합니다."

대학의 평생교육 기능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대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평생학습 중심대학'에 선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대구대 평생학습대학 학장이자,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장인 김남선 교수(지역사회개발'복지학과)를 만나 평생학습기구로서의 대학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대학이 가진 우수한 인력과 시설은 대학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국가 지원이 많은 우리나라 사립대의 사정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지요. 유럽 등 선진화된 국가들처럼 우리 대학들도 이제는 지역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해야 합니다."

김 교수는 기존 대학들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한계도 지적했다. 국내 대부분 4년제 대학과 전문대가 평생교육 강좌를 열고 있고, 지자체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취미'교양 위주에 한정되고 수익성을 앞세우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 그는 "대낮에 대학에 공부하러 올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뿐"이라며 "평생교육이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구대가 이번에 평생학습 중심대학에 선정된 것은 이 분야에 대한 오랜 관심과 투자 덕분이다. 1959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첫 평생교육에 나선 대구대는 1975년 국내 처음으로 노인대학을 개설했고 1984년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원을 열었다. 평생교육원에는 연간 10억여원을 투자할 정도로 내실을 키웠다. 최근에는 평생학습 대학을 개설하면서 기존 평생교육원과 이원화 체제를 갖췄다.

김 교수는 대학이 평생교육을 통해 지역주민의 의식 수준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주민들의 의식이 낮으니까 중앙을 이기지 못하고, 모든 국가 자원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일수록 마을 단위의 교육센터가 마련돼 지역 주민들의 교양'문화'사회 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지요." 도시에선 아파트 단위, 농촌에선 리(理) 단위의 교육센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대구대 평생학습 대학은 ▷장애인학부(장애인 고등교육 전공'장애인 직업교육'장애인 부모교육 전공) ▷인생 100세 교육부(백세여가선용 전공'백세건강상담 전공) ▷농어민 교육부(마을평생교육사 전공'농민교육 전공'여성지도자교육 전공) ▷교양학부 ▷기존 평생교육원 등 7개 학부'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평생학습 대학 운영을 위해 대구 동구청, 경산시, 김천시, 청도군과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비 포함 1억8천만원의 예산도 조성했다.

김 교수는 단순한 취미'교양 학습에서 한걸음 나아가 관련 분야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점이 평생학습 대학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학위 취득의 길을 열어줌으로써 전문화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며 "교육 수요자를 위해 찾아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전공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학계에선 앞으로 3년 이내에 이른바 '베이비 부머 세대' 70여만 명이 퇴직을 해 사회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들이 사회에서 소외감에 빠지지 않고 제2의 인생 설계를 할 수 있으려면 대학 등의 평생학습 기능이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대 평생학습 대학은 다음 달 중순부터 교육생 모집에 들어간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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