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장비 빗물에 취약 신뢰도 저하…속도도 지연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의혹과 관련, 때이른 장마로 인해 조사 속도가 더뎌지는 것은 물론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 각계에서는 미군기지 환경오염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과 원인자 부담, 처벌 등을 위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한미공동조사단은 지표투과레이더(GPR), 전기비저항(ER), 마그네틱 조사(Magnetic survey) 등 장비를 동원해 매립물질 탐사를 벌이고 있으나, 이 탐사장비들이 물에 약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엽제 매립조사가 예년에 비해 빨리 시작된 장마로 인해 가뜩이나 미적대는 조사를 더욱 늦잡치고, 비에 취약한 장비로 인해 조사결과에 대한 정확도와 신뢰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GPR 장비는 수분을 흡수한 땅 깊숙히 침투하지 못하고, ER 장비도 수분이 많은 토양에는 전류를 제대로 흘려보내지 못해 조사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진용 교수(강원대 지질학과)는 "GPR 장비는 점토질 땅이 수분을 머금으면 전자파에너지가 물에 흡수돼 지하 깊이 침투하지 못해 투과력이 떨어질 수 있고, 지하에 전류를 흘려보내 금속물질을 찾는 ER장비도 같은 이치로 조사에 한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마그네틱 탐사 역시 물질마다 자기장의 세기가 다른 성질을 이용한 기법으로, 사막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비가 자주 내릴 경우 땅의 표층 및 심층에 유기물 등 이물질이 많이 생겨 자력 약화 등으로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는 것.
특히 각종 탐사장비를 통한 조사를 통해 고엽제 등 오염물질 매립에 대한 이상 징후가 나타난 지점에 대해서는 토양시추 및 굴착조사가 불가피하지만 장마가 계속될 경우 빗물의 시추공 침투 등으로 조사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또 캠프 캐럴내 헬기장을 비롯한 여타 조사예정 구역에 산재한 음용수 관정 6개소, 지하수 관측정 16개소 등에 대한 지하수 수질조사와 가드뮴, 비소, 수은, 납 등 각종 지표층에 대한 토양오염도 조사도 장맛비로 인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캠프 캐럴 내 헬기장과 D구역, 41구역, 랜드 팜(Land Farm) 구역 등의 지하수 수질조사, 지표 토양조사, 지하 오염물질(드럼통) 여부 등 제반 조사결과를 SOFA 환경분과위원회 검토를 거쳐 7월 말 발표한다는 한미공동조사단의 계획이 차질이 생기게 됐다.
고엽제 매립의혹에 대한 조사가 미군 주도로 이뤄지는 데다 정확한 진상규명과 처벌에 대한 우려 속에 SOFA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 등 국회의원 17명은 13일 SOFA 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해 ▷미군 기지의 각종 환경오염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주한미군의 적극적 협조 ▷주한미군이 주둔지에 반입·반출하는 독성화학물질에 관한 정보를 한국 정부에 정기적으로 제공할 것 ▷양국 정부가 SOFA 개정 협상을 개시해 미군 환경범죄에 대한 처벌 의무조항을 명시할 것 등을 촉구했다.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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