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이야기] 으름덩굴(목통)

입력 2011-06-09 14:33:38

"몸이 잘 붓거나 소변 시원하게 보지 못할 때 유용"

어릴 적 시골에서는 허리나 관절이 아프고 쑤시면 등나무처럼 다른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는 으름덩굴로 감주(甘酒)나 술을 만들어 먹던 민간요법이 있었다. 시골 어른들은 으름덩굴이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 관절이 좋지 않을 때 지탱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늦여름 산행 중에 으름덩굴을 만나면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열매 속에 든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속살을 입에 넣으면 살살 녹으면서 향기도 좋고 갈증을 해소해 주기 때문이다. 으름덩굴 열매는 머루, 다래 등과 함께 선조들이 즐겨먹던 산 속의 귀한 열매 중 하나다. 열매의 모양이 어릴 때는 다래처럼 생겼으나, 완전히 익으면 세로로 갈라지는데 그 모양새가 여성의 음부를 닮아서 임하부인(林下夫人)이라고 불린다.

으름덩굴은 계곡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일찍 새순이 나는 식물 중 하나이다. 길이는 약 5m 정도까지 자라며 가지는 갈색이며 털이 없다. 잎은 손바닥 모양의 겹잎으로 묵은 가지에서는 무리지어 나고 새 가지에서는 어긋나게 난다. 작은 잎은 5개씩이고 넓은 달걀 모양이거나 타원형이다. 꽃은 4, 5월에 자줏빛을 띤 갈색으로 피며 암수 한그루로 꽃잎은 없고 3개의 꽃받침조각이 꽃잎같이 보인다. 열매는 긴 타원형이고 9, 10월에 자줏빛을 띤 갈색으로 길이가 6~10㎝이고 익으면 세로로 갈라진다.

으름덩굴 꽃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꽃의 향기도 좋아서, 예로부터 얼굴이 예쁜 여인을 으름꽃 같다고 했다. 최근에는 관상용으로 많이 심으며, 덩굴은 바구니 재료뿐만 아니라 목통(木通)이란 약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목통은 으름덩굴과에 속한 낙엽성 관목인 으름덩굴의 줄기로서 잎이 떨어지는 11월쯤에 채취하여 껍질을 제거하고 2, 3㎜ 두께로 절단한 후 햇볕에 건조하여 약재로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쥐방울덩굴과에 속한 등칡(關木通)이나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상록성 관목인 소목통(小木通) 등의 줄기를 기원으로 하고 있다.

으름덩굴은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한다. 등칡은 우리나라 중부지방 및 중국의 지린'헤이룽장'랴오닝성 등에 분포하며, 소목통은 주로 중국 쓰촨성에서 생산된다.

한의학적으로 목통의 성질은 차고 맛은 쓰다. 목통은 성미가 차고 쓴맛이 있어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청열이뇨(淸熱利尿) 작용과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효능이 있다. 방광염이나 요도염'임질 등으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통증이 있는 경우에 사용되며, 신체 상부의 열로 인해 발생하는 입안이나 혀가 허는 증상, 목구멍이 붓고 아픈 경우,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붓는 경우에도 활용된다.또한 습열(濕熱)로 인해 관절이 붓고 통증이 있는 관절염이나 좌골신경통에도 많이 활용된다. 혈맥(血脈)을 잘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임산부가 유선염 등으로 유즙이 잘 나오지 않거나, 월경 불순이나 생리통이 있는 경우에도 사용한다.

목통에는 아케빈, 헤데라게닌, 올레아놀산, 칼슘, 타닌 성분 등이 들어 있다. 이들은 이뇨 및 소염작용이 있어 소변을 원활하게 하여 비뇨기질환에 도움이 되며, 불규칙한 월경과 생리통에 효과가 있다. 약리학적으로 동물실험에서 목통추출액은 이뇨작용과 강심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뇨작용은 콩팥사구체의 여과기능을 좋게 하고 콩팥세뇨관에서 재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동물실험에서 목통을 소량 투여한 결과 자궁에 큰 영향이 없었지만, 다량을 투여하면 자궁수축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시험관 내에서 실험을 통해 그람양성간균, 적리균, 피부진균, 장티프스균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는 췌장암, 구강암, 임파선 종양 등에 목통추출액을 투여한 결과 종양 세포의 생장을 억제한다고 보고가 있다. 또한 에틸알코올로 추출한 액보다 물로 달여서 추출한 액이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통은 습열이 없거나 기혈이 부족한 노약자로 소변을 소량씩 자주 보는 경우나 임신부는 복용을 피해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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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통차(木通茶)

▷재료:으름덩굴 뿌리와 줄기 10g, 물 900㏄, 감초 ▷만드는 법: ①뿌리와 가지, 열매를 말린 뒤 가루를 낸다 ② 으름덩굴 뿌리와 줄기 10g을 하루 양으로 잡아 900㏄의 물을 붓는다. ③물의 양이 절반이 되도록 달이고 감초를 넣으면 더욱 좋다. 하루 세 번 나눠 마신다.

◆목통욕(木通浴)

목통 600g을 찜통에 끓인 뒤 그 물을 욕조 물에 섞어 전신욕을 하면 된다. 평소 허리나 관절이 좋지 않거나 좌골신경통, 류머티스 관절염이 있는 경우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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