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밑 빠지는 병' 수술 간편해졌어요

입력 2011-05-30 07:03:28

골반장기탈출증

방광, 자궁, 직장 등의 장기는 골반 내 근육과 인대들의 도움을 받아 지탱되고 있다. 그러나 노화, 다산(多産) 등의 이유로 근육이 이완되고 탄력 조직이 손상되면 골반 장기들을 지탱하는 힘이 약해지면서 질 입구로 장기가 빠져나온다. 이처럼 여성의 골반 안에 머물러 있는 방광, 자궁, 작장이 질을 통해 빠져나오는 병을 '골반장기탈출증'이라고 한다. 하지만 골반장기탈출증을 갖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참고 견디거나,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20대 이상 여성 3명 중 1명꼴

대개 "밑이 빠지는 것 같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 "대변을 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변을 봐도 시원치가 않고 남아있는 것 같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물론 부부관계를 하기 어렵고 골반 통증도 나타난다. 비만, 만성호흡기질환으로 지속적으로 배에 압력이 가해지는 여성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자연분만한 여성의 경우는 아기가 질을 통과하면서 골반 근육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데, 이후 적극적인 골반 근육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누워 있으면 편해지지만,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것을 들면 증상이 심해진다. 질 밖으로 탁구공이나 테니스공 정도 크기만큼 장기가 빠져나오면 옷이나 피부에 접촉돼 염증이나 궤양성 출혈까지 생길 수 있다. 방치하면 신장이 팽창하는 '수신증'이나 '급성 신우신염'도 생길 수 있다. 질 밖으로 뭔가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효성병원 산부인과 조상민 진료부원장은 "흔히 '밑 빠지는 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환은 20대 이상 여성 3명 중 1명꼴로 나타날 만큼 흔하다"며 "남에게 알리기 부끄럽다고 방치하면 배뇨장애 등 다른 질환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최신 수술법으로 이튿날 퇴원

기존 적출술을 이용한 치료의 경우, 수술시간도 길고 병원에 사흘 정도 입원하며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아울러 재발할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현재 수술법은 국소마취로 수술이 가능하고, 메쉬(띠)를 사용해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수술을 위해 사용하는 메쉬는 부드러운 띠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골반 내 장기들이 정상적인 위치에 머물도록 고정해준다. 통증이 덜하며, 수술시간은 종전 수술법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수술 후 이튿날 퇴원도 가능하다. 3, 4일 정도면 정상생활을 할 수 있고 2, 3주 안에는 완전히 회복된다. 6주 정도가 지나면 성관계도 가능하다.

최근 연구 결과 어머니가 환자인 경우, 딸도 자궁질탈출증에 걸릴 위험성이 5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예방하려면 ▷무리한 분만을 피하고 ▷비만일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며 ▷배에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과 변비를 미리 치료하고 ▷좌변기를 사용하고 ▷오랫동안 쭈그려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효성병원 산부인과 조상민 진료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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