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문의 펀펀야구] 프로야구와 미디어(상)

입력 2011-05-24 09:44:34

미디엄(medium)은 '중간의'라는 의미로 더 알려져 있지만 정보 전달용 매체라는 뜻도 있다.

미디엄의 복수인 미디어(media)는 TV와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과거엔 인쇄 관련 보도 관계자와 전파매체를 다루는 방송 관계자를 구분해 표현하였지만 서로 상대를 비하하지 않고 동등한 위치를 인정하면서 채택한 용어가 바로 미디어이다. 통칭하여 '뉴스미디어'의 줄인 말이 '미디어'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프로야구가 기업의 대표적인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한국은 미국처럼 구단의 명칭 앞에 지역의 이름을 쓰지 않고 기업명을 쓴다. 일본의 경우는 최근 지바 롯데나 홋카이도 니혼햄. 히로시마 도요카프, 후쿠오카 소프트뱅크처럼 지역 명칭을 쓰는 구단이 늘고 있다), 프로야구의 본질은 오락산업이라 돈을 버는 데 있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는 이익 창출을 위한 홍보수단으로 미디어와 연대를 맺게 됐다.

오늘날 프로야구에서 미디어는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만큼이나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하고 세밀해졌다.

방송매체가 지불하는 거액의 중계권료가 KBO의 살림과 구단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방송매체도 이를 이용해 수입을 늘려야 하므로 채널이나 편성도 늘고 있으며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프로야구의 입장에서 미디어는 우선 흥행을 위한 최고의 홍보수단이며 수입 증대원이다.

TV는 한층 세련된 중계기법으로 연일 현장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으며 신문은 집중분석이나 경기장 안팎의 이야기로 관심을 끌고 있다. 미디어는 더구나 일정을 알려주고 경기 결과를 예상하는 등 무료홍보까지 덤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와 프로야구의 화목한 관계는 관중 증가로 연결된다. 여성 팬이 느는 등 프로야구의 인기 폭발로 중계권료가 가만히 있어도 상승하니 미디어는 프로야구의 친절한 안내자이며 동업자인 셈이다.

2008년 125억원이었던 중계권료가 3년 만에 105억원가량이 증가해 올해 230억원이 됐다.

그동안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지상파 TV가 올해 평일 중계를 다시 시작했고 모바일'인터넷'DMB 등 뉴미디어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중계권료를 대폭 상승시켰다.

2003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해 지역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대구방송 라디오 중계가 중단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MBC는 서울서 중계권 계약을 하면 대구MBC는 계열사로 인정돼 중계권료의 부담 없이 중계를 할 수 있지만 대구방송은 SBS와 별도로 계열사로 인정되지 않는다.

대구방송은 자체로 중계권 계약을 해야 하니 지역 민방엔 늘어난 중계권료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담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동안 두 귀로 경기상황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장면을 그려보던 재미를 잃게 된 이유가 오히려 열심히 들어 뜨거워진 관심 덕에 늘어난 중계권료 때문이라니 정말 아이러니하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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