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던지고 치고 달리는 3가지 기본적인 틀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속에는 무수히 많은 기술과 규칙들이 한데 어우러져 진행되는 종목이다. 특히 공을 던지는 투구 행위는 야구의 시작임과 동시에 끝이다. 투수가 마운드서 홈플레이트까지 18.44m 거리에 공을 던지려면 많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 번째 조건은 쉽게 공을 던지는 것이다. 현역 선수 중 가장 부드러운 투구 폼을 가진 선수는 류현진이 꼽힌다. 투수들은 몸의 중심을 잡은 채 마치 돌아가는 팽이처럼 중심이동을 통해 강한 힘을 만들어 낸다. 류현진은 이런 몸의 중심이동이 물 흐르듯 부드럽게 진행된다. 엉덩이를 밀고 나오면서 상체를 끌고 나오는 힘, 팔이 나오는 각도와 가슴 축이 직각을 이루는 릴리스 동작 등이 안정감을 유지한 채 이뤄진다. 특히 류현진은 투구 동작 때 양팔을 간결하게 올려 오른쪽 왼쪽의 균형을 맞추는 게 다른 투수들에게서는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간결함이 몸을 부드럽게 해 투구 시 중심이동을 원활하게 한다. 그 결과 공을 많이 던져도 다른 투수들에 비해 근육의 피로도가 낮다.
투수들이 흔히 겪는 어깨 아픔은 투구 때 중심이 흐트러져 상체가 앞으로 쏠리거나 균형을 잡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그 원인이다.
오른손 투수라면 공을 던질 때 오른 다리에 중심을 둔 채 왼쪽 엉덩이를 밀어 올리며 다리를 든다. 이어 왼 다리를 앞으로 뻗음과 동시에 양팔을 어깨와 수직이 되도록 든 다음 왼 다리를 착지한다. 이때 몸의 중심은 여전히 오른 다리에 남아 있어야 한다. 왼 다리 착지와 동시에 공을 던져서도 안 된다. 이때는 상'하체 밸런스가 무너져 어깨로만 공을 던지게 돼 무리를 주게 된다. 착지 후 공을 쥔 오른손이 어깨로 넘어와 공을 던지는 것이 기본적인 투구동작이다. 아래를 튼튼하게 하지 않은 채 위에서 요란을 떨면 넘어지듯, 투구 역시 하체가 미처 중심을 잡지도 않았는데 상체가 급격하게 움직이면 균형은 무너지고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체계적인 교육 없이 체중이동을 원활히 하기는 쉽지 않다. 프로 선수들의 투구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해 보면서 그 리듬을 느껴보는 것은 최고의 학습교재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도움말'류명선 계명대 야구감독
※류명선 계명대 야구 감독은 포철공고, 계명대를 나온 투수 출신으로 1989~1994년 6시즌 동안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으며 쌍방울로 트레이드 된 후 1996년 시즌 후 은퇴했다. 프로 통산 52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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