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이후 여야의 대선 후보군들 사이에 '1강(박근혜)-2중(손학규'유시민)-다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1강 2중 후보들은 주목의 대상이지만 다약 후보군의 움직임도 이들 못지않게 활발하다. 이들은 대선 무대에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김문수 경기지사=최근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규정이 있지만 경직되게 적용할 필요가 없다"며 "박근혜, 이재오, 정몽준, 오세훈 등이 모두 나와 구당적, 구국적 비전을 가지고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말했다. '박근혜 역할론' '젊은 대표론' 등이 나오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또 당권을 쥐고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고치자는 당내 기류에 대해서도 "나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김 지사는 "친이-친박도 모자라 친이재오계, 친이상득계로 갈렸다. 이건 당이 아니다"라고 당내분 상황을 비판했다. 또 당내 소장파에 대해서도 "근본 없이 중도 실용만 외치면서 민주당의 아류가 돼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오세훈 서울시장=12일 당내 소장파와 친박계가 연대해 당의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해 "그동안 여권에서 펴 온 정책을 모두 잘못된 것으로 치부하고 무상복지나 과잉복지로 나가는 것이 개혁인 양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소장파-친박계 연대를 겨냥한 것으로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당의 정체성과 관련, "보수의 가치를 중심에 두면서 그 과정에서 소외된 분들을 보듬어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대표론'에 대해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가야 한다'며 당당하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젊은 대표가 나와야지, 그냥 나이만 젊은 대표가 등장하는 세대교체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특임장관=다시 친이계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 장관이 주도한 친이계 모임 '함께 내일로'도 해체 내지 정비 수순을 밟으며 새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킹메이커가 아닌 킹에 대한 도전 의사를 측근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배신'을 언급했던 이 장관은 12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해외 순방 중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SD(이상득)에게 배신당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이 장관에게 배신감을 안긴 것은 자신의 도움을 직간접적으로 받아 정치권에 등장한 다수의 수도권 '친이계 소장파'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4'27 재보선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았다. 당의 쇄신 역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강원대, 충남대에 이어 전북대를 방문해 '특강 정치'를 펴고 있다. 젊은층 잡기다. 12일에는 전북대에서 '우리의 꿈, 그리고 희망'을 주제의 특강을 통해 "창업은 기존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정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장관이 정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친이계 초'재선 의원들과 정몽준 전 대표와 가까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20여 명 규모의 새로운 정책연합 결성이 추진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누구보다 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 전 대표의 '정책 우선주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친노 진영의 대표주자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4'27 재보선 결과 정치적 타격을 받자 떠오르고 있다. 친노 진영에는 이미 한명숙, 이해찬 전 총리가 있지만 이들보다 '상징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문 이사장은 최근 각종 토론회 등 외부 행사에 참석하고 있어 범야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12일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2주기(23일) 추모 전시회 개관식에 참석했다. 문 이사장은 또 노 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서술하고 참여정부 5년의 기록을 담은 400여 쪽 분량의 책도 이달 말 펴낼 계획이다.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둬 온 문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 2주기를 계기로 전면에 나설 지 주목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