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11일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의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공식 리콜을 요구했다. 최근 차체 점검 과정에서 모터감속기 고정대의 심각한 균열이 발견되어서다. 코레일 측은 "모터감속기가 차체에서 분리되기 직전의 위험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미처 결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시속 300㎞의 고속으로 달리다 모터감속기가 떨어져 나가는 경우를 상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차량 하부에 달려 있는 모터감속기는 모터 블록의 동력을 제어하는 장치다. 무게만도 약 350㎏에 달해 만일 고속 주행 중 문제가 생길 경우 탈선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문제가 된 모터감속기 고정대뿐만 아니라 전기량을 조절해 KTX 차량의 바퀴를 움직이는 모터 블록에서도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3월 부산 금정터널 사고나 4월 천안아산역에서 20분간 열차가 멈춰선 사고의 원인도 모터블록 이상 때문이었다.
KTX-산천에 대해 현대로템 측은 그동안 "세계 네 번째로 순수 국내 기술에 의해 만들어졌고, 부품 국산화율도 90%에 이른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크고 작은 고장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은 것만도 40차례가 넘는다. 그런데도 리콜 요구에 대해 "초기 안정화 기간이라 어느 정도 고장은 불가피하다" "초기 고장률이 TGV 등 다른 열차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대부분 단기간에 정상화할 수 있는 고장"이라고 둘러대고 있다. 작은 결함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제작사가 이 정도로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니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코레일은 이번 기회에 차량 제작 결함과 고장 원인에 대해 분명하게 규명해야 한다.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책임 소재를 철저히 가려 두 번 다시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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