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철에 접어든 지역 대학들이 인기 가수들을 초청하는 데 수천만 원의 출연료를 책정, 논란을 낳고 있다. 11일부터 13일까지 축제를 벌이는 대구가톨릭대는 에이트, 45RPM 등의 가수들을 초청하는 데 2천만 원을 들였다. 이달 하순 축제를 여는 경북대는 걸스데이, MC스나이퍼 등의 가수 출연료로 2천250만 원, 영남대는 포미닛, 싸이 등의 가수를 부르는 데 3천700만 원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아우성인 판에 노래 몇 곡을 부르는 가수에게 고액 출연료를 지불한다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가수들의 출연료는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마련되기 때문이다. 학생들 사이에 인기 가수를 섭외하지 못하면 총학생회의 능력이 부족하고 학교 규모와 등록금에 비해 초청 연예인 수준이 떨어져선 안 된다는 인식도 있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대학 축제가 과소비성 행사로 흐르다 보니 그에 대한 인식도 잘못 형성된 것일 게다.
축제나 입학식 등 대학 행사 때 인기 가수들을 불러 공연하는 것은 익숙한 모습이 돼 버렸다. 가수들의 고액 출연료 문제도 그때마다 불거져 나왔다. 대학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이 다른 축제와 다를 바 없이 가수들의 공연 위주로 꾸며진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등록금 부담에 허리가 휘는 현실에서 가수들에게 비싼 출연료를 지불해야 하는 축제 프로그램은 더더구나 맞지 않다.
대학의 축제 문화는 이제 바뀔 때가 됐고 바꿔 나가야 한다. 과소비성 행사를 지양하고 대학생들의 지성과 창의성이 깃든 프로그램으로 꾸밀 필요가 있다. 부정적 측면에서 벗어나 건전하면서도 젊음의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축제의 형태가 바람직하다. 대학 당국과 총학생회도 새로운 축제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고민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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