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는 G·U·D로] <1>입지, 공정하게 평가해야

입력 2011-05-12 10:23:00

신공항 필요없다더니…'공항 근접성' 평가 항목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자전거릴레이단이 11일 경북도청 앞에서 합동발대식을 갖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자전거릴레이단이 11일 경북도청 앞에서 합동발대식을 갖고 있다.

정부가 국가의 미래 과학발전을 이끌어 나갈 기반이 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성과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성 등을 이유로 백지화했던 동남권 신공항과 연관된 '국제공항 접근성' 등을 입지평가 지표로 사용하고, '국제벨트'와는 거리가 먼 '국내' 시군 간 시간거리 등을 지표로 포함시키는 등 입지 선정 세부평가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평가기준은

국제과학벨트위원회는 과학벨트 입지요건으로 크게 ▷연구기반 구축'집적 정도 ▷산업기반 구축'집적 정도 ▷우수한 정주환경 조성 정도 ▷국내외 접근 용이성 ▷부지 확보 용이성 ▷지반 및 재해 안전성 등을 들고 있다.

연구기반 구축'집적에 대한 세부평가 지표는 연구개발 투자, 연구인력 확보, 연구시설'장비 확보, 연구성과 우수성 등이다. 산업기반과 관련해서는 산업 전반 및 지식기반산업 발전, 산업생산성, 기업 활력 등을 평가지표로 삼고 있다. 정주환경으로는 교육'문화'소비환경 조성 정도를 지표로 삼았고, 국내외 접근 용이성으로는 국제공항 접근성, 대도시 접근성, 전국 시군 간 시간거리 등을 지표로 꼽고 있다. 부지 존재 여부, 부지 사용시기, 가격 등 부지 확보 용이성 지표, 지반 안전성과 관련한 적격'부적격 여부 등이 이번 입지선정에서 평가되는 항목으로 포함된다.

◆개선해야 할 점은

과학계와 대구경북 자치단체는 ▷연구기반의 질적 평가 부재 ▷국제벨트와 어울리지 않는 접근성 지표 ▷과학자들의 연구환경 지표 부족 등을 입지선정 평가지표에서의 결정적인 문제점이라고 꼽고 있다.

연구기반 구축'집적과 관련해 연구개발(R&D) 투자, 연구인력, 장비 등 양적 지표에 치중하는 바람에 국책연구기관과 출연연구기관이 많은 대전 대덕특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는 과학기술논문 1편당 피인용 횟수, 총연구개발비 대비 특허출원 비중, 연구비당 성과현황 등 구체적이고 질적인 지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외 접근 용이성에 대해서는 각계가 비판하고 있다. 국제공항 접근성과 전국 시군 간 거리 등은 '국제' 과학벨트에는 무의미한 지표라는 지적이 많다. 이는 수도권에 가까운 특정지역에 유리한 지표로, 과학벨트의 본질과 동떨어진 지표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대도시 접근성과 전국 시군 간 거리 등은 중소도시를 고려대상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주환경 역시 교육'문화'소비환경 등 추상적 지표에 머물러 수변공간, 야외활동 공간, 전원생활, 문화휴양 등 과학자들의 연구환경을 고려한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 과학계의 입장이다. 특목고 수, 대학병원 수,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 및 국보급 문화재 수, 1인당 공원면적, 1인당 상업편의시설 면적 등 구체적인 평가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이와 관련 대도시 접근성, 전국 시군 간 거리 등 평가지표를 삭제하고, 국제공항 접근성에 대한 가중치를 낮게 잡는 대신 휴양레포츠시설'역사유적'문화재 등을 정주환경 지표에 포함할 것 등을 최근 정부에 건의했다. 또 입지요건의 하나인 연구기반 구축'집적과 관련해 양적 지표에서 질적 지표로 바꿀 것을 개선방안으로 내놓았다.

G(경북)'U(울산)'D(대구) 3개 시도 공동유치추진위원회는 최근 "정부는 과학벨트 입지평가 단위를 현재의 행정구역 중심에서 광역생활권별로 전환하고, 연구기반과 정주여건 등을 세밀하게 평가해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며 평가방식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성공한 과학도시 사례를 볼 때 국제공항 및 전국 시도에서의 거리 등 '접근성' 평가지표보다 정주환경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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