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연구원' 유치 다시 뛴다…대구·경북 활동 재점화

입력 2011-05-03 10:29:05

교과부 "상반기중 결정"…2년전 제출안 다시 점검

대구시가 경북도 및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손잡고 '한국 뇌연구원' 유치전을 재개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09년 11월 제안서 접수 이후 1년 6개월간 미뤄 온 뇌연구원 입지 선정을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

시와 지역 과학계는 교과부가 갑작스레 뇌연구원 카드를 다시 꺼내 든 배경에 주목하며 뇌연구원 유치의 최대 변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교과부는 2009년 뇌연구원 유치 제안서를 제출한 3개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당시 제안서를 수정해 2일까지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교과부는 수정된 제안서를 바탕으로 250명의 평가위원들을 통해 상반기 중 뇌연구원 입지를 선정하고, 내년 중 건물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2일 교과부를 방문해 2009년 당시 제출안을 최종 점검했다"며 "대구의 경우 특별한 내용 변경 없이 원안 그대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뇌연구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로, 향후 12년간 뇌과학 연구비 1천억원, 생산 유발 800억원, 부가가치 유발 500억원, 신규 고용창출 5천여 명을 예상하고 있다.

2009년 당시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각각 대구, 대전, 인천 중심의 3개 지역. ▷대구시·경상북도·DGIST·포스텍·포항시 ▷대전시·서울아산병원·KAIST·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SK주식회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가천의대·길병원·서울대 등 3개 컨소시엄이 각각 대학부설 연구소로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전, 인천과 차별화한 대구경북의 강점은 의료 인프라다. 대구경북은 10여 곳이 넘는 의대, 약대, 수의대, 한의대가 밀집해 한강 이남 최고의 의료기관 집적을 자랑한다. 또 DGIST는 국내 유일의 뇌과학 학과를 두고 있다. 이곳 문제일 뇌과학 전공 교수는 "2009년 유치 제안서 제출 이후 대구시는 로봇진흥원까지 유치, 뇌 분야 의료 로봇 개발까지 연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과학계는 교과부가 1년 6개월 만에 뇌연구원 입지 선정 작업을 재개하는 배경에 주목하며 정치적 이해 관계가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전과 대구경북(포항)은 총 사업비 3조5천487억원의 국가과학벨트 유치를 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과학벨트 역시 상반기 중 최종 입지가 결정날 예정으로, 정부가 국가과학벨트 유치에 실패한 지역에 뇌연구원을 안길 여지가 있다는 것.

지역 과학계는 "과학벨트는 기초과학 분야, 뇌연구원은 융합 과학 분야로 과학벨트와 뇌연구원을 연계해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과학벨트와 뇌연구원이 따로 놀면 국가 과학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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