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의 만남' 사업종료
'예술과 전통시장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던 대구 중구 방천시장 활성화 사업이 최근 종료됐다.
이 사업은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사업추진 기관과 예술가들 간 소통 부재와 미숙한 행정처리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구의 3대 전통시장이었던 방천시장이 급격히 쇠퇴하자 대구시와 중구청은 2009년 2월 지역 미술 작가들과 주민이 힘을 모아 점포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예술프로젝트인 '별의별 별시장'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국비 6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문전성시'(門前成市)라는 이름으로 운영해왔다.
특히 쇠퇴한 전통시장에 예술을 접목시킨다는 파격적인 발상과, 상인과 예술인들의 '윈-윈'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시장 점포에 20여 명의 예술가들이 입주해 기존 상인들과 손을 잡고 콘크리트 벽면을 예술작품으로 바꾸었다. 또 예술가들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속닥속닥 수다방, 아트스페이스 방천, 리뉴얼 도미노 상점, 방천시장 사진전, 예비작가 아카데미, 방천신문, 방천 라디오 스타 등 유'무형의 문화상품을 개발하면서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작업실을 체험공간으로도 개방했다. 상인들이 찍은 대형사진이 걸리고, 미니 카페와 쉼터 등도 갖추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창출된 것.
방천시장 신범식 상인회장은 "문전성시 사업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폐허가 됐을 것이다. 2009년 당시만 해도 빈 점포가 많았고 상인들도 의욕을 상실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빈 점포가 없을 정도로 방천시장이 문화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천시장에서 활동하는 이창원 문화기획가는 "슬럼화한 공간에 예술가들이 들어가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결과를 냈다. 포기 직전의 시장에 예술가들이 들어가 상인회에 가입하면서 새로운 활력이 됐다"고 말했다.
최기원 문전성시 사무국장과 중구청 서상돈 문화예술과장은"전통시장도 문화예술을 제대로 입히면 되살릴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며 "지금은 점포 임대료가 올라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오지 못하는 상인들과 예술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통 부족과 미숙한 행정처리는 문제점으로 꼽혔다. 사업에 참여한 한 작가는 "개성 강한 예술가들과 사무국 간 의견 충돌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고, 예술가들 간에 보이지 않는 견제 심리로 말썽이 일기도 했다. 일부 사업이 몇몇 예술가와 사무국 간 합의로만 추진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예술가도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자금집행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중구청과 사무국이 최근 일부 작가들에게 3월 집행분 1억여원을 지난 2월 28일 하루만에 모두 집행하면서 몇몇 작가들의 반발을 샀다. 돈을 지원받지 못한 일부 작가들은 "지난 2년 동안 이렇게 한꺼번에 큰 금액이 지원된 경우는 없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반문 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과 사무국은"문전성시 사업 기간과 법적 예산사용 기간 때문에 빚어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문화부는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문전성시 2차 사업 종료 기간을 올해 3월 말까지로 명시하면서 국가회계법상 지난해 받은 예산은 늦어도 이듬해 2월 말까지는 전액 사용하지 않을 경우'불용'처리돼 예산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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