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화가로 기억되길 바랐던 발명가 모스

입력 2011-04-27 07:34:33

성공한 발명가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유쾌하다. 극적인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전신기를 발명한 새뮤얼 모스(1791~1872)도 그랬다. 현재까지 햄(아마추어 무선)이나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모스 부호를 만든 발명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실제 직업은 화가였다.

1791년 오늘,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목사이자 유명한 지리학자의 아들로 태어나 예일대학교를 다녔다. 학문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림만 좋아해 부모를 슬프게 했다. 초상화를 그려주는 가난한 화가로 지내다 1832년 유럽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귀국하는 배에서 새로 발견된 전자석에 대한 얘기를 듣고 전신에 대한 착상을 떠올렸다. 그림을 그리고 뉴욕대에서 미술을 가르치면서도 1844년 동업자들과 함께 워싱턴과 볼티모어 사이에 첫 전신통신에 성공, 단번에 거부가 됐다. 첫 번째 전보는 "하느님이 무엇을 만드셨는가"였다.

그토록 원하는 화가로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전혀 엉뚱하게 발명가로 영원히 이름을 남겼다. 대학과 선교단체, 금주협회에 아낌없이 기부할 정도로 마음이 넉넉했던 게 성공요인이 아니었을까. 뉴욕의 대저택에서 자식과 손자들에 둘러싸여 행복하게 삶을 마쳤다.

박병선(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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