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찬(45) 서울 종로경찰서장의 독도사랑은 남다르다. 지난 1991년 울릉경찰서 근무경험이 계기가 됐다.
박 서장은 "울릉경찰서 재직시절 제안했던 접안시설 마련 등 독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실효적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착착 진행되는 것을 보면 뿌듯함을 느낍니다"며 "독도는 너무 아름다운 섬 일뿐 아니라 역사적'경제적'전략적 가치도 대단합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1번지 경찰서'로 불리고 있는 종로서를 맡고 있는 그는 어린 시절을 경찰서에서 보냈다. 경찰관이던 부친의 근무지인 경찰서를 놀이터 삼아 지냈다. 지금도 박 총경은 김천경찰서와 역전·중앙파출소 앞에서 뛰놀던 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고향은 항상 마음속에 아련함을 안겨주는 곳"이라며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나중에 제 생을 마지막으로 보낼 안식처는 바로 고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경찰서를 떠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종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이후 넉 달 동안 경기도 성남의 집에 가서 자고 온 날이 불과 이틀에 불과하다. 성남까지의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 경찰서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인과 가족들은 물론 부하직원들의 말못할 '원성'이 하늘을 찌를 정도라고 한다.
그는 "어린시절 항상 일에 바빠 가족들을 챙기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을 잊지 않고 있으면서도 어느 사이에 아버지와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며 "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의 심장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근무하고 있는 부하직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앞서기 때문에 자주 집에 갈 수 없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도 무전기를 통해 쉴 새 없이 전해오는 현장상황을 점검하면서 긴장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박 서장이 대를 이어 경찰공무원으로 국가에 봉사하게 된 데는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도 한몫했다. 경찰대에 입학하면 대학등록금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경찰에 투신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이다. 그는"남보다 투철한 국가관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당시에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감안해 주었으면 하는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습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경찰청 내에서 '일본전문가'로 통한다. 동경도립대 법학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그후 오사카 영사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치안환경을 비교했다. 경북경찰청에도 근무한 적이 있는 그는 대구·경북의 치안여건은 다른 지역에 비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유동인구가 적고 지역주민들 사이에도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이 흉악범죄를 예방하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대장 시절 시위현장에서 화염병에 맞아 온몸이 불길에 휩싸였던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운좋게도 옆에서 곧바로 불을 꺼준 동료들 덕분에 그는 지금의 자리에까지 왔다. "투철한 사명감과 국가관으로 똘똘 뭉친 동료들과 함께 경찰조직에 몸담고 있는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북 김천 출신인 박 총경은 서부초-석천중-김천고-경찰대-일본경찰대학-동경도립대학원 법학대(석사과정)를 졸업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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