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사랑 30여년…소장 '보물' 190점 공개

입력 2011-04-19 07:47:47

맥향화랑 개관 35주년 기념 판화전

▲전혁림 김춘수 시판화
▲전혁림 김춘수 시판화
▲송광연 이하석 시판화집
▲송광연 이하석 시판화집 '앤디워홀'
▲이강소 석판화
▲이강소 석판화
▲김상구 작
▲김상구 작 '88년도를 위하여'

대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맥향화랑이 올해 개관 35주년을 맞았다. 맥향이 35주년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한 전시는 무엇일까.

김태수 맥향화랑 대표는 '판화'를 들고 나왔다. 사실 맥향화랑의 역사는 한국 판화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977년 이자경 판화전을 보고 판화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내가 갈 길은 이거다 싶었어요. 그 후 판화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판화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죠."

그는 1985년 '나무'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3권의 판화모음집을 발간해왔다. 판화는 예술과 출판, 판화공방 등과 묘하게 걸쳐 있다. 회화와는 조금 다른 맥락이다. 그동안 맥향화랑이 발간한 판화모음집은 순수 판화작가에 비중을 두었다. 목판화가 김상구, 석판화가 구자현, 동판화가 이인화 등 판화 작가의 장르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 일본은 200여 년의 역사 속에서 판화는 이미 인기 장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우리 판화 역사는 고작 40여 년. "일본 판화는 유럽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칠 정도로 큰 역할을 했지만 우리는 고려 팔만대장경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예술장르로 대중화되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판화는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인기 장르 중 하나다.

김 대표는 판화 대중화를 위해 1994년 (사)한국판화미술진흥회를 설립하고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다. 판화의 대중화를 위해 유럽의 아트페어를 공부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했다.

특히 문학과의 협업이 돋보인다. 유럽은 인문사회와 미술 장르가 만나 아트북을 제작하는 것이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고 있다. 맥향화랑은 1995년 문학과 판화를 접목시킨 판화집을 발간했다. 장영숙의 판화 모음집에 시상을 떠올린 이성복은 6점의 시를 발표하기도 했고, 김춘수의 시에 이명미, 백미혜, 최용대가 판화를 제작했다. 이태수, 이하석 시인이 김춘수 시인의 시를 골라 전혁림이 20종의 판화를 만들었다. 2007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책 박람회에 한국을 대표하는 출판물로 전시되기도 했다.

이번 개관 35주년 기념전시에는 지금까지 발간한 23권의 판화모음집과 작품 190여 점을 전시한다. 목판화를 비롯해 석판화, 동판화 등 판화만의 독특한 맛을 감상할 수 있다. 053)421-2005.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