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구입, 편리하긴 한데… '싼 게 비지떡'

입력 2011-04-16 07:46:07

난립하는 소셜커머스 시장

※소셜커머스=트위터·페이스북(SNS)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에 상거래를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 일종의 공동구매 형태의 쇼핑몰. 단순히 보면 과거 '공동구매'와 다를 바가 없지만, 목표 인원이 달성돼야 할인이 유효하기 때문에 구매자들이 SNS를 통해 적극 구매를 권유하는 활동을 벌이게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직장인 이성근(35) 씨는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한우 식당 쿠폰 6장을 구입했다 낭패를 봤다.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나온 사진과 설명을 믿고 지인들에게도 구입을 독려했으나 서비스가 '꽝'이었던 것. 고기 질도 떨어졌다. 이 씨는 "오랜만에 가족끼리의 외식을 망쳤고 지인들 보기에도 미안하다"며 억울해 했다.

소셜커머스가 속빈 강정으로 전락하고 있다.

성형 수술 등 소셜커머스가 부르짖는 '반값'이란 달콤함 뒤에는 쓰디쓴 품질 실종 등 고객 불만이 도사리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활용해 여러 소비자를 모아 물품 또는 서비스를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20대 열 명 중 여섯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물건을 산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600억원의 시장규모에 이어 올해는 3천억 규모로 커질 전망이란 분석이다.

실제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는 지난해 티켓몬스터의 성공 이후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가 등장,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기에 '원조' 격인 그루폰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생긴 소셜커머스 업체 수는 대략 500개로 추정되며 올해 말까지 1천400개가 새로 생기리란 관측이 나온 상태.

검증이 덜 된 소셜커머스 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부작용도 만만찮다.

판매에만 '올인'하고 정작 소비자들이 느끼는 서비스의 질 부분에서 많이 미흡하거나 피해 사례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김은영(23) 씨도 얼마 전 소셜커머스를 이용했다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햄버거 쿠폰을 구입한 뒤 수령 휴대전화 번호를 잘못 입력해 피해를 봤다. 서둘러 업체에 연락을 하고 쿠폰 재발송이나 변경'환불을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소리는 "고객 잘못이니 쿠폰 재발송이나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김 씨는 "아무리 제품을 반값에 판다고는 하지만 고객 실수로 몰아 제품 변경이 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소비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소셜커머스 활용 실태와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다 피해를 겪은 사람은 26.1%로 4명 중 한 명꼴이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소비자상담센터(1372)에도 최근 한 달 동안 접수된 소셜커머스 관련 소비자 피해 사례가 104건에 달했다. 소비자 개인 사정으로 쿠폰 사용을 못하게 되거나, 부정적 사용 후기를 본 뒤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사례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효기간이 지나 쿠폰을 사용하지 못한 경우가 15건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업체가 유효기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유효기간 안에 사용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유효기간에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환불이나 유효기간 연장이 어려워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소셜커머스 싼 게 비지떡일 수밖에 없을까?

일정부분 맞는 얘기다. 소셜커머스 구조 상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기 쉬운 구조다. 우선 소비자에게 먼저 돈을 받고 오프라인상에서의 서비스 구매가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사는 방식이다 보니 서비스를 '체감'할 수 없는 1차 문제점이 발생한다. 웹사이트에서 본 것과 실제 서비스 간의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 서비스 제공 업체와 쿠폰 판매 업체가 다르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어느 업체로부터 피해를 보상받아야 하는지도 애매모호하다. 아예 작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보상 등에 대한 관련 기준이 거의 없는 상태다.

얼마 전 소셜커머스를 통해 음식 쿠폰을 팔았다는 한 업주는 "소비자들은 반값 할인을 해도 이익이 남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소셜커머스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도 반영돼야 한다"며 "소셜커머스로 고객을 모집하는 것은 이익을 보기보다는 인지도를 높이려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상인, 자영업자가 소셜커머스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입점했을 때 효과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셜머커스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소셜커머스 비즈니스가 과열돼 동시다발적으로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등 난립하고 있다"며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나 업체 모두 소셜커머스 선정에 앞서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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